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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삼치 수천마리가 죽은 채 소래포구 바다에 버려진 이유

올해부터 5월 금어기 어종에 삼치 지정…그물에 걸리면 금방 죽어
"육지 반입안돼 바다에 던져"…"금어 어종 선정, 조업방식 고려해야"

 

"아이고 아까워라, 아까워서 어쩌나"

 

지난 28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인근 해상에서 7.93t급 어선 A호 선원들은 60㎝가 넘는 큼지막한 삼치들을 바다에 쏟아부으며 안타까움에 연신 혀를 찼다.

 

플라스틱 상자에 보관된 삼치들은 모두 죽은 상태여서 수면 아래로 힘없이 가라앉을 뿐이었다.

 

선원들은 한 마리의 삼치도 남김없이 전부 바다에 내던지고 나서 빈 상자를 바라보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부터 삼치를 5월 금어기 어종으로 지정해 해당 기간 어획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는 삼치 어획량이 2016년 3만5천t에서 지난해 3만2천t으로 꾸준히 감소하면서 4∼6월 산란기의 삼치를 보호한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이나, 조업 방식에 대한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삼치 금어기를 5월로 지정해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소래어촌계를 비롯해 자루 모양의 대형 그물인 '안강망'을 활용해 조업하는 중부권 어민들의 반발이 크다.

 

안강망 어업은 조류가 흐르는 방향에 자루 또는 주머니 모양의 대형 그물을 해저 바닥에 닻으로 고정해놓고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대형 그물에는 다양한 어종이 섞여서 잡히는데 삼치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삼치는 성질이 급하다 보니 그물에 걸리면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에 살려서 바다로 보낼 방법이 없다. 그렇게 5월 금어기에 하루 수백마리의 삼치가 죽은 채로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는 게 이곳 어민들의 설명이다.

 

어선 A호 선주 김윤경(61)씨는 30일 "그물에 잡힌 삼치 중 선상 위로 올렸을 때 살아남는 개체는 1천마리 중 1마리꼴"이라며 "금어기라 육지로 들이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죽은 삼치를 모두 바다에 던져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래포구에는 40척의 어선들이 조업 중이고 지난 12일부터 삼치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어선 모두 합쳐서 많게는 하루 300∼400마리씩 잡혔으니 5월에 버려진 삼치만 수천마리가 족히 넘는다"고 덧붙였다.

 

어민들은 혼획이 이뤄지는 안강망 어선의 경우 삼치 포획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거나, 죽은 삼치를 판매 목적이 아닌 기부라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철남 소래어촌계장은 "남해 같은 경우에는 끌낚시(외줄낚시)를 하는 삼치잡이 어선이 따로 있어 금어기에 조업을 안 하면 된다"면서 "우리와 같은 안강망 조업은 삼치 어획을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죽은 삼치를 계속 바다에 버려야 하는 것은 어족 자원을 낭비하고 해양 오염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예외적으로 포획을 인정하거나 차라리 어획물에 대한 기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수산과 관계자는 "지난해 해수부의 입법 예고 당시 소래포구 어민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인천시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필요에 따라 지속해서 개선점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획에 예외를 둘 경우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일괄적인 금어기가 지정된 것"이라며 "어민들이 주장하는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불법 어획물인 삼치를 기부하는 것은 현재로서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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