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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27·2035년’ 고조되는 미·중 갈등의 시간표

세력균형에 생존하려면 국력뿐이다

  • 등록 2021.06.01 06:00:00
  • 13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35년 이전에 미국에 완승(own America)할 거라고 믿고 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버지니아주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밝혔다.

 

홍콩의 중국 정치 전문가 쑨자예(孫嘉業)는 지난달 8일 밍보 기고문에서 “중국이 2027년 대만 통일을 위한 시간표를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지 한 싱크탱크 보고서를 인용해 대만해협의 현재 무력충돌지수가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 초대 대만 총통이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건너온 직후 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2027년 건군 100주년을 맞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명칭은 대만을 ‘해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5년’을 언급하면서 “나는 시 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통역만 두고 24시간 동안 개인적 만남을 했고 1만7000 마일을 날아갔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미·중 양국의 지도자가 패권 다툼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알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이후 우방과의 동맹을 복원하고, ‘ESG(환경·사회성·투명성)규범’에 기반한 ‘다자·소(小)다자·양국’간 가치 동맹으로 중국을 옥죄고 있다. 기존의 한미동맹과 함께 ‘쿼드(미·일·호주·인도)플러스‘로 한국 베트남 등을 안보 이외의 이슈로 묶으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의 응수도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우선 경제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14억 인구를 무기로 강력한 내수 시장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기존의 ’일대일로‘ 구상에다 미국의 틈새를 파고드는 저인망식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등 중동 지역을 찾은 것은 가장 상징적인 움직임이다. 중동지역은 오랫동안 미국의 핵심 전략 지역이었지만 미국내 셰일가스 생산으로 지정학적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 이같은 공간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UAE에 백신 공장까지 짓기로 하는 등 다양한 카드로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에 맞서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와 만나 ‘혈맹 관계’를 과시했다. 앞으로 미·중은 우군을 더 확보하려는 세불리기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국제정치에서 이같은 흐름을 세력균형(勢力均衡,balance of power·동맹)으로 설명한다. 전통적으로 세력균형은 강대국 사이의 논리다. ‘등거리’나 ‘균형자론’도 마찬가지다.

 

만약 우리가 구한말이나 6.25 한국전쟁 직전처럼 국력이 약하면 우리가 원하더라도 세력균형의 어느 한편에 포함되기 어렵다. 1979년 미국이 대소련 봉쇄 차원에서 중국과 수교하면서 국제적 미아의 위기로 전락했던 대만이지만 지금은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가치 동맹의 주요 파트너로 위상이 달라졌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미국의 태도나 이에 반응하는 중국의 모습이 예전과는 다르다. 기존의 한반도 지정학에다 반도체·배터리 등의 총합으로 높아진 게 지금의 한국이다. 미중 패권싸움이 언제 어떻게 흘러갈지 예단할 수 없다. 국제질서의 격변기에 우리가 의지할 곳은 오롯이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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