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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복합단지'에 바란다

기고/황규호 이화여대 교수

 

 

 지난 3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인천교육복합단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은 동인천지역의 현 제물포고등학교 부지에 진로교육원, 상상공유캠퍼스, 교육연수원 분원, 지혜의 숲 등 학생과 교사, 시민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교육 관련 기관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인천의 근대역사에서 자주 이름을 올렸던 ‘웃터골’에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는 셈이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현상은 교육 분야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듦에 따라 일부 학교가 문을 닫게 되거나 초·중학교 통합학교가 생기게 되는 것이 일차적인 변화라면, 더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수적으로 줄어드는 미래세대 학생들이 냉엄한 국제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역량을 길러주어야 할 것인가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인공지능 기초소양을 길러주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미래세대의 ‘삶의 힘’을 길러주기 위한 핵심과제인 것이다. 인공지능 소양이 컴퓨터 언어 학습이나 프로그래밍 학습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컴퓨팅사고력이 미래역량의 중요한 기초요소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더 나아가 다양한 교과별 탐구주제들을 AI 원리와 융합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AI 창의융합 학습 경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교육 복합단지가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로 초·중·고 학생들이 직접 AI융합 탐구학습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AI융합교육 체험학습 센터’로서의 역할이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학교에서 이와 같은 AI 융합학습이 일상적으로 실시돼야 할 것이지만 적어도 초기 단계에서는 교육청 차원에서 최첨단의 기자재를 확보하고 이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범 운영 경험은 두 번째 역할, 즉 교사들의 AI 창의 융합교육 역량 함양을 위한 연수교육 센터로서의 역할로 이어질 것이다.

 

교육연수원 분원 계획이 이미 포함돼 있으나 그 초점을 더 분명하게 설정해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 혁신’의 진원지로서 분명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과거에 비해 시·도교육청의 자율권과 분권화가 확대되는 추세이며, 그 만큼 교육청의 주도적 역할이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 다른 영역에서도 그러하지만 교육 분야에서도 점차 ‘공유’가 중요한 키워드가 돼야 할 것이다.

 

학생 수 감소 등에 따라 모든 학교가 모든 자원과 시설을 별도로 갖추는 것은 비효율적인 관행이 될 수 있다. 현재 시범 운영 과정을 거치고 있는 고교학점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가 모든 과목을 개설하기는 어려우며 클러스터 등을 통해 과목이나 교사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해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교육복합단지가 교육 분야의 ‘공유’ 철학 확산의 시범이 되기를 기대한다.

 

인천교육복합단지가 자리하게 될 웃터골은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끌어 온 인천시민 모두의 공유 자원이다. 한국 최초의 공설 운동장으로서 인천 체육, 나아가 한국체육 역사의 산실이기도 했고 인천의 명문 제물포고등학교의 오랜 터전이기도 했다.

 

그 웃터골을 모든 학생, 모든 교사 및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일은 한편으로 웃터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새롭게 이어가는 일이요, 다른 한편으로 오랫 동안 사랑 받아온 인천의 공유 자산 제고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황규호·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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