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과 5000m, 1만m 등 중장거리 부문에서 전국 최강이라 불리는 경기도청 육상팀. 지난해 이홍식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현재 팀을 맡고 있는 배재봉 감독대행은 경기도청 육상팀의 전설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재봉 감독대행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된 경기도청 육상팀은 36년간 왕좌를 지키고 있다. 배 감독 대행은 “새롭게 입단한 선수의 경우 1~3년차까지는 중장거리를 위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마라톤을 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그 이후에는 마라톤 풀코스 등을 위한 훈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중장거리와 마라톤을 중점으로 하는 만큼 경기도청 육상팀의 훈련은 하루 40~50km, 주당 300km를 기본으로 하고 있을 만큼 훈련량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러한 훈련을 통해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청 육상팀은 훈련량 이외에도 팀 분위기가 좋은 것으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종목 특성상 여자 마라톤의 색이 강하다. 여자 마라톤의 경우 전국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다른 시·도보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타 팀의 경우 선수들이 3~5년 후 이적을 하는 경우가 잦은데, 우리 팀의 경우 평균 10년 정도 머문다”고 대답했다.
이어 “감독과 선수 간 끈끈한 신뢰가 두텁다. 감독은 선수를 믿고 선수들은 지도자를 잘 따르다 보니 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분야에 영향을 줬지만, 체육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배재봉 감독 대행은 “작년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1년 농사가 겨울 동계훈련에 달려있다”면서 “육상의 경우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상 방지 등 이유로 최소 12월 말 1월 초에는 따뜻한 나라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해야 함에도 팬데믹으로 전지훈련을 가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경기도의 허락으로 늦게나마 1월 말에 훈련을 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지훈련을 가기 전에는 사람들을 피해 새벽 3~4시 훈련을 진행했다. 접촉을 피하기 위해선 그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많이 힘들었다. 또한 훈련에 제약이 많은 수도권 팀과는 달리 지방팀은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애가 탔다”고 말했다.
늦게 훈련을 떠난 만큼 기존 훈련 단계를 완벽하게 할 수 없어 성과가 떨어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한 배재봉 감독 대행. 이런 그의 아쉬움은 전국 최강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솔직히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는 데 부담감을 느낀다. 하지만 더 노력하고 연구해 명성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며, 즐기면서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면 현상은 유지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42.195km라는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에서 어떤 점이 중요하냐고 묻자 배 감독 대행은 정신력을 꼽았다. 그는 “종목의 특성상 고도의 고통을 이겨내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예전과 달리 나이가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채찍보다는 당근이 우선이라 생각해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 편”이라 밝혔다.
그는 “6월 말 개최되는 제7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 목표는 전국체전에 출전해 2년 전 빼앗긴 종합우승 탈환에 기여하는 것이다. 준비를 잘해 트로피를 찾아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