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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을 치매 환자로 치부한 양 전 검사의 ‘꼼수’···“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나”

“윤석열은 무차별한 언론탄압 중지하고 ‘진실의 링’에 올라 검증받아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검증을 진행 중인 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을 상대로 한 윤석열 캠프의 무차별적인 형사고발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윤석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사안임에도 윤석열 본인이 고소를 하지 않고 사실관계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도 못한 제 3자(윤석열 후보 캠프)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캠프는 양재택 전 검사가 94세 노모의 치매 진단서 공개 후에도 기사를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기신문 심혁 기자와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및 데스크 2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형사 고발했다고 공지했다.

 

경기신문과 오마이뉴스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알 수 있는 데스크의 정체조차 그들은 확인하지 않았다. 뭐가 그리 급했던 것일까. 심지어 윤석열 캠프는 취재현장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던 열린공감tv의 최영민 PD를 주거침입과 명예훼손 혐의로 무작정 고발했다.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들을 검증하려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검증은 받지 않겠다는 윤석열 캠프의 일방적인 무차별 고발에도 자칭 진보언론과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리 후보자의 부인이라도 사생활의 영역까지 파헤치는 것은 지나치다’라는 편향적인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기자협회나 언론노조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그 흔했던 논평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핵심 사안은 연대 취재진의 취재가 김건희 씨의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윤석열의 장모 최은순 씨와 한때 동업자였던 정대택 씨는 2008년부터 ‘양재택 전 검사와 김건희 씨의 불륜설’과 관련해 ‘법적공방’을 주고받았으나, 결국 정대택 씨의 주장은 검찰의 석연찮은 수사와 대법원의 증거 불채택으로 인해 허위사실로 판결이 된다.

 

 

물론 당시에도 윤석열의 장모 최은순 씨의 작은아버지인 최재화 씨와 작은어머니 김모 씨가 양 전 검사와 김건희 씨의 동거설을 뒷받침하는 사실확인서와 녹취록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법원은 이를 유무죄를 판단하는 핵심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법원에 증거를 제출할 당시 두 사람이 최은순 씨는 물론 김건희 씨와도 불화 관계에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양 전 검사 모친과의 이번 인터뷰는 대법원의 판결을 배척할 수 있는 ‘스모킹 건’이 될 수도 있다. 양 전 검사의 모친이야말로 ‘양재택 전 검사와 김건희 씨의 동거설’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있는 확실한 증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이번 취재는 공직에 나서는 대선 후보자와 그의 부인에 대한 검증의 영역이다.

 

한편 연대 취재진의 보도 후 양 전 검사 가족들은 어머님이 94세인데다 치매를 앓고 있어 인터뷰 시 얘기했던 증언들이 신뢰하기 힘들다며 ‘치매 진단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양 전 검사가 지난 7월 28일 언론에 공개한 진단서를 살펴보면 정신의학적 상담과 MMSE 검사(16점)를 통해 상기 치매 상태로 진단되었다고 적시돼 있다. 보통 MMSE 설문조사는 30점이 만점으로 24점 이상이면 정상, 15~20점은 약간의 인지장애, 9점 이하일 경우 중증 진단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양 전 검사 노모의 MMSE 검사 결과는 16점으로 약간의 인지장애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특히 양 전 검사가 급조해 언론에 공개한 진단서는 ‘최종 진단’이 아니라 ‘임상적 추정’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법원 역시 치매 환자라고 해서 MMSE 점수만을 가지고 정상적인 의사능력의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MMSE에서 16점 이하의 점수를 받고도 정상적인 의사능력을 인정한 판례도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전 검사는 MMSE에 기초한 진단 결과만을 근거로 노모를 횡설수설하는 치매 환자로 호도, 연대 취재진의 인터뷰 전체를 부정함은 물론 김건희 씨와는 어떠한 사적관계도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연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노모는 김건희 씨가 양 전 검사와 헤어진 후 윤석열과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가면서 “잡음 없게 해달라”라고 전화를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일관적으로 설명했다.

 

 

연대 취재진은 윤석열과 김건희 씨의 결혼식(2012년 3월 11일)이 있었던 다음날인 3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김건희 씨가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출입국 관리소에 확인한 결과 2012년 당시 미국령은 하와이든 괌이든 모두 ‘미국’으로 기재가 됐으며, 5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미국에 다녀왔다면 미국의 본토보다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윤석열과 김건희 씨가 미국 내 다른 여행지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노모의 주장대로 신혼여행지가 미국령인 하와이었다면 양 전 검사의 치매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양 전 검사 모친의 기억력과 상황 파악 능력이 얼마나 정확하고 조리가 있는지에 대한 또 하나의 반증은 손주에 대한 기억이다.

 

양 전 검사의 모친은 손자들의 이름은 물론 손자가 하버드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고 강조했으며 이는 연대 취재진의 취재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양재택 전 검사가 직접 쓴 수필집에는 아들이 미국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이 정확하게 기재돼 있다.

 

윤석열 후보 캠프나 양 전 검사 가족은 정신이 온전치 않은 구순의 노모를 상대로 연대 취재진이 패륜 취재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산에서 솔잎을 따 먹으면서도 자식의 성공을 위해 평생을 희생했던 노부부에게 몇 달 동안 전화 한 통도 없었던 아들이 과연 취재진을 비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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