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신축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민원과 관련해 주민을 선동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민원 보상이 완료된 단지 일부 주민들은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단지 주민들이 제기하는 각종 민원은 보상금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고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보상 단지 주민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동부건설이 거짓 소문을 퍼트려 오히려 주민들을 이간질 시키고 있다고 발끈하고 있다.
19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172세대 신축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각종 공사 소음으로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부터 민원이 제기됐다.
동부건설이 맡는 해당 공사현장 주변으로는 아파트 단지 3곳이 위치해 있다. 민원이 제기되자 동부건설은 단지 2곳에 대한 민원 보상을 마쳤고, 나머지 1곳은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동부건설과 미보상 단지 주민들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협의는 지연됐고, 계속된 공사로 소음이 증가하자 주민들은 공사 중지를 요구했다.
이른 시간 공사가 시작돼 잠을 설치고, 날씨가 더워도 창문을 열지 못해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맞아 머리가 아파지는 등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동부건설은 6번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지난 7월에는 총 8일간 장비사용중지명령을 받으며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
그런데 보상이 완료된 아파트 단지 일부 주민들은 미보상 단지의 이러한 주장은 보상금을 올리려는 행위로 분란만 야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상 단지 한 주민은 “공사 소음이 하루 종일 나는 것도 아닌데 아파트에 걸린 현수막으로 아이들이 무서워하고 있는 등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상 단지 한 주민 역시 “공사를 하면 시끄러운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빨리 공사를 끝내야 소음이 줄어드는데 공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보상금을 올리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보상 단지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보상 단지 주민들이 소음 피해가 줄어들 수 있도록 미보상 단지 주민에게 부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보상 단지 주민 대표는 “동부건설이 시설물을 설치해 주는 것으로 협의를 마쳤지만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결재를 올렸으니 이달 말까지 기다리라고 하며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소음은 줄어들기 때문에 동부건설이 이를 노리고 협의를 지연시키는 것 같다”면서 “동부건설이 헛소문을 퍼트려 주민들을 선동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사 소음이 심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부터 전화가 오고 부탁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주민을 선동해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몇몇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부탁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사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사실이고 어느 공사현장이든 소음은 날 수 밖에 없다”며 “미보상 단지와는 현재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건설은 소음 단속에 적발되지 않으려고 단속반이 나오면 장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소음 측정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용인시 기흥구청은 주민들로부터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은혜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