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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변적인 ‘이해동맹’, 더 절실해진 ‘자주국방’

북한의 주한미군철수 공세 가능성도

  • 등록 2021.08.20 06:00:00
  • 13면

아프가니스탄이 20년 만에 다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 기존 아프간 정부의 무능과 부패가 미군의 철수와 함께 본 모습을 드러낸 결과다. 특히 이번 아프간 사태는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처하던 미국의 후퇴로 해석되며 국제 정세에 파장을 낳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국익이 없는 전쟁에 계속 머무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취임초 ‘미국이 돌아왔다’고 천명한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결국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 안보전문가는 “한국도 미국의 지원 없이 지속적인 공격을 받는다면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미군 철수가 진행되며 탈레반 승리가 사실상 확정적이었던 지난 10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주한미군철수’를 다시 꺼냈다. 그러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과 유럽 등 우방국에 대해 “내전이 아닌 시기에도 우리의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군 주둔을 유지해온 곳으로 아프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동맹국을 의식하는 발언을 했다.

 

아프간 사태가 한국에 주는 교훈은 명료하다. 무엇보다 최고의 안보는 철저한 자주국방이라는 점이다. 안으로 국론을 결집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최상의 국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둘째, 확실한 아군을 확보하는 일이다. 19세기에서 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유럽의 정치사를 보면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주요 강국들이 예외없이 자국의 안전판으로 동맹(세력균형)이라는 대외 전략을 구사했다.

 

그런데 여기에도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이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강하게 압박하는 등 갈수록 ‘미국 우선주의’ 나아가 ‘신(新)고립주의’ 경향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정부도 동맹 복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반도체 민족주의’ 등 그 지향점이 미국 내부 중심주의로 흐르고 있다. 한편으로 셰일가스(트럼프)와 탄소중립(바이든)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 석유와 연계된 중동·중앙아시아(아프간 포함)에 대한 미국의 지정학적 의미는 현저히 퇴조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동맹의 가치가 20세기 후반 50년의 모습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지금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동시에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석유의 지정학 변화’, ‘미-중·러 패권 경쟁’ 모두가 기존의 국제질서를 흔드는 새로운 상황들이다. 따라서 동맹관계도 한층 복잡한 셈법이 요구되고 있다. 아프간 정부도 내부적 요인과 함께 이런 새로운 외부 환경속에서 퇴장한 것이다.

 

북한이 아프간 사태 이후 ‘주한미군철수’를 지렛대로 삼아 한미동맹 흔들기, 대남·대미 압박 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국력·국익·동맹’ 3개 키워드의 조합속에 결정된다. 그런데 ‘이해동맹’은 너무 가변적이고 접점을 공유하는 과정도 지난하다.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동맹을 위해서도 자주국방·국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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