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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동설비 제작에서 운영까지, 도전 계속하는 아틱스엔지니어링

[人SIGHT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권병민 아틱스엔지니어링(주) 대표

 

풍동(wind tunnel)은 ‘바람이 부는 동굴’을 뜻한다. 기류가 물체에 미치는 작용이나 영향을 분석하고, 다양한 기후조건, 환경에서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풍동 실험은 비행기, 자동차 개발 과정에 있어 필수적이다.

 

1999년 설립한 특수설비 전문엔지니어링업체 아틱스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대형 풍동 시험설비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로 공급할 수 있다. 공력응용 분야 기술력으로 공군 전투기엔진 시운전설비 등 첨단 시험설비를 제작해왔다.

 

최근에는 선박 스크러버, 풍동 시험실 운영 등 신사업에 활발하게 뛰어들고 있다. “안 맞는 퍼즐은 없다”라며 도전을 이어가는 권병민 대표를 화성시 아틱스엔지니어링에서 만났다.

 

Q. 생소할 수 있는 풍동 시험설비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엔진 설계 업무를 담당했다. 엔지니어를 꿈꾸며 입사했지만 원하는 길이 이 길인지 고민하다가, 종합상사에 다니던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경력 공채를 통해 이직했다.

 

당시 삼성에서 자동차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한 기기 수입을 지원하는 팀에 들어갔고, 캐나다의 대형 풍동 설비를 제작하는 기업과 만났다. 기술을 수입해 국내 대기업과 연결해주다가 공동으로 개발해 수주했고, 혼자 설계하고 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2010년 이후로는 턴키 공급이 가능해졌다.

 

아틱스엔지니어링 본사에 들어서면 2011년 최초로 턴키 계약해 납품했던 풍동 설비모형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협력업체로 시작해 전 세계에 몇 개 없는 풍동 시험설비 업체로 거듭난 아틱스엔지니어링은 이제는 미국 글로벌 IT기업, 각종 전기차업체 등에 수출하고 있다.

 

 

Q. 독자기술로 공군 항공기엔진 시운전설비 국산화 개발에도 성공했는데.

처음에는 미국의 터보모티브사 무역대리점으로 조달본부 입찰을 통해 납품계약을 성사시켰는데, 이곳이 완성하지 않은 장비를 선적하고 도산하면서 군이 난처한 상황이 처했다. 아틱스가 계약을 넘겨받아, 터보모티브사에서 근무했던 엔지니어들을 불러 장비 설치를 마치고 원만하게 마무리했다. 이를 계기로 아틱스가 국방부 승인을 받아 기본훈련기 엔진 시운전설비를 국산화하게 됐고 이후 여러 대를 공군과 국방과학연구소에 납품했다.

 

아틱스엔지니어링은 기존 플랜트 방식으로 현장에서 공사하던 풍동 설비의 모듈화,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배출가스 단속에 나서면서 주목받는 선박용 스크러버(배기가스 세정장치) 개발을 계기로 2015년 벤처캐피탈(VC)에서 투자를 받게 됐다.

 

 

Q. 선박용 스크러버 기술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열유체기술 영역에 속하면서, 새롭게 열릴 수 있는 큰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정부 연구과제로도 선정돼 개발비를 지원받았고, 5만톤급 이하 중소형 선박에 유리한 기술을 개발해 일종의 특화시장을 노렸다.

커다란 스크러버는 설치할 곳도 마땅치 않고 한쪽에 무게가 실려 배의 균형이 안 맞으면 새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사 스크러버는 작으면서 효율이 높고 사각형이라 자투리 공간을 줄여 설치공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여러 개를 멀티로 사용할 수 있다. 

 

아틱스엔지니어링의 ASOx 스크러버는 지난해 12월 오리엔트 메이트호에 탑재됐다. 권 대표는 한국선급(KR) 승인을 받아 성능이 인증받으면 여러 중소형 선주들의 주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 대표는 ㈜에이씨티에스(ACTS)라는 법인을 새로 만들고 평택에 건물을 지어 풍동설비 운영사업 역시 추진하고 있다. 수백억대에 이르는 비용 부담이 상당해 풍동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업체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공유경제’ 사업을 시작하는 셈이다.

 

 

이전부터 구상해온 사업에 박차를 가한 건 뜻밖에 코로나19였다. 중국에 풍동설비를 수출하던 것이 중단되면서 타 기업에 비해 적은 수준이지만 피해를 입었고 중진공 경기남부지부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후 권 대표는 만들어둔 풍동 설비를 활용해 운영 사업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권 대표는 항공기엔진 시운전설비 국산화 당시를 회상하며 세상사를 퍼즐에 비유했다.

 

“종합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낀 건 어려운 일이 있어도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 것처럼 조각이 맞춰지는 퍼즐처럼 해결해나갈 방법이 생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풍동을 운영하는데 앞으로 확장 가능성이 큰, 새로운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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