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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43 - 백아도의 자연과 역사문화유산

 백아도는 행정구역상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에 속하며, 면적은 약 1.76㎢이고 해안선 길이는 12.1km정도의 작은 섬이다. 백아도에 가기 위해서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덕적도 도우선착장에 내려서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를 순회하는 나래호를 타야 한다.

 

백아도는 예전에는 배알도라고 했는데 ‘배알’이란 이름은 섬의 모양이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것이다. 그 뒤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섬의 모양이 흰 상어의 어금니처럼 생겼다고 해서 백아도란 이름을 갖게 됐다.

 

섬 전체의 모양은 ㄷ자 형태로 구부러지는 끝 부분에는 구릉이 발달돼 있고 대체로 북서부 해안은 가파르고 반대쪽은 비교적 완만하다. 해안선은 복잡하고 주로 암석 해안으로 이뤄져 있고 오섬, 도랑도, 계섬, 관도, 벌섬, 멍에섬, 부도, 납도, 지도, 광대도 등과 같은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다.

나래호를 타고 굴업도에서 백아도로 가는 항로 주변에는 3개의 바위로 구성된 선단여라는 암초를 볼 수 있는데 이곳에는 다음과 같은 서글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백아도에 늙은 부부와 남매가 살고 있는데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자 외딴섬에서 외롭게 살고 있던 마귀할멈이 여동생을 납치한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오빠는 배를 타고 낚시를 하던 중 풍랑을 만나 이름 모를 섬에 흘러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이 여인은 십수년 전 헤어졌던 자신의 여동생이었던 것이다.

 

이들의 사랑을 안타깝게 여긴 하느님은 선녀를 보내 둘의 관계를 설명했으나 남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차라리 죽는 것이 났다고 고집을 부린다. 이들에게 노한 하느님은 오빠와 동생 그리고 마귀할멈에게 번개를 맞게 해 죽게 했다. 그 후 이곳에는 3개의 절벽이 솟아나게 됐고, 이를 애통해 하던 선녀가 붉은 눈물을 흘리며 승천했다는 것이다.’

 

아마 이 전설은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작은 섬들로 이뤄진 덕적군도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근친상간을 멀리 금하라는 교훈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백아도는 지금으로 약 90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말 화산분출로 생성된 화산재가 퇴적돼 형성된 응회암으로 주로 구성돼 있으며 간혹 집괴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응회암은 회색, 담갈색을 띠고 암편은 수 mm 내지 1~2cm 정도로 크기가 다양하며 암편은 응회암, 화강암, 편마암, 규암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응회암에는 주상절리가 비교적 잘 발달돼 있다.

백아도의 대표적인 자연 경관으로는 동쪽해안의 기차바위와 남서쪽해안의 남봉능선이 유명하다. 기차바위는 응회암에 발달한 주상절리와 관련된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것으로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와 유사하다. 기둥모양의 주상절리가 뚜렷하고 정상에 있는 토르는 절리면을 따라 풍화된 것으로 증기관차의 화통과 같아 보인다.

 

남봉능선, 보건소가 있는 보건소마을에서 발전소가 있는 발전소로 가는 길가에 남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약 1시간 정도 걸어가면 남봉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서쪽 능선과 해안가 해식절벽이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과 남서쪽에 흩어진 보이는 덕적군도 무인섬들의 풍광은 백아도의 백미다.

백아도 선착장 대합실에서 북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30여분 올라가면 산 정상부근에 응회암 돌을 쌓아 만든 봉화대를 볼 수 있다. 이 봉화대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유사시 주도인 덕적도에 신호를 알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문헌에 따르면 보건소 마을 뒤편에는 산기슭의 밭에 고인돌이 있다는 기록이 있으나 현재에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백아도에서 고인돌이 있었다는 것은 청동기시대부터 백아도에 사람이 살았다는 확실한 증거다.

백아도의 식생은 소나무와 소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난대성 식물인 동백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인가와 가까운 산에 자라고 있으며 약 150그루가 모여 숲을 이뤄 그 밑에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했었다고 주민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같이 난대성 식물인 동백나무가 백아도에서 자생하는 것은 섬을 휩싸고 올라오는 황해난류의 영향일 것으로 추정된다.

 

백아도는 남방계와 북방계 수종이 혼재돼 있는 특이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귀한 약초가 자생하고 식물 다양성 측면에서도 좋은 조건을 간직하고 있어 식물 생태계에 대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글·사진=김기룡 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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