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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44 - 덕적군도의 남서쪽 끝자락 울도

 울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71㎞, 덕적도에서 23㎞ 떨어진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섬으로 면적은 2.11㎢, 해안선 길이는 12.7㎞로 아담하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문헌에 따르면 숲이 우거져 있는 섬이라고 해 ‘초목우거질 울(鬱)’자를 사용, 울도라고 표기했다.

 

주민들은 울도를 ‘울섬’이라고도 하는데 섬 모양이 울타리처럼 생겨 얻은 지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마을 어른들의 구전에 따르면 울도는 육지 사람들이 어물을 사려고 배를 타고 섬에 들어올 때 무서운 파도에 울고, 섬에 머무른 뒤 있다가 떠나갈 때 주민들과 함께 나누었던 정이 아쉬워 운다고 해서 울도가 됐다고 한다.

 

울도는 북서-남동 방향으로 길게 뻗은 모양으로, 산지는 북서쪽에 편중돼 있고 주로 구릉성이다. 해안은 대체로 암석해안으로 이뤄져 있으며 북서계절풍의 영향으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

 

마을은 섬 중앙의 만입부에 형성돼 있다. 울도 마을 앞에는 있는 방파제는 옹진군에서 가장 긴 것으로 헬기장까지 갖춰져 있는데, 태풍이 불면 주변에 있는 선박들이 울도항으로 피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을 뒤에 있는 당산 정상에는 무인등대인 울도등대가 설치돼 있다. 울도등대는 마을에서 오솔길을 따라 40여분 걸어 올라가면 도착할 수 있는데, 시야기 좋은날 울도등대에서 북서쪽과 북동쪽으로 펼쳐진 섬섬옥수 덕적군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다.

 

울도어장은 일제 강점기 때 동해의 청진어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2대 지정어장으로 새우가 많이 잡혀 1940~50년대는 젓새우 파시가 열렸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1952~55년까지 새우 어획량이 경기도가 전국대비 평균 60%를 차지했고 1957년에는 80% 이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덕적팔경에 울도어화(蔚島漁火)가 있는데 이는 울도 주변에서 밤에 새우 잡이 배들에서 밝힌 불빛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광을 지칭한 것이다. 사실 울도 주변은 40여 년 전만 해도 1년 내내 새우를 걷어 올리는 황금 어장이었다고 한다.

 

한편 울도에는 보물선이 침몰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는 울도에서 남쪽으로 약 15km 떨어진 해저에 조선의 요청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할 청나라 군인을 수송하던 ‘고승호’가 1894년 7월 25일에 일본군함 ‘나니와호’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됐는데 당시 고승호에는 청나라의 군자금으로 쓰일 은덩이와 은화가 600톤이 실려 있었다고 전해져 해저에 가라앉은 고승호는 100여 년 간 보물선으로 뒤바뀌게 됐다.

 

고승호의 보물선 소동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이후 근래에 까지 약 100년에 걸쳐 계속됐다. 그래서 1920년 대부터 선실 안의 물품을 인양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2001년에도 민간에서 멕시코 은화를 비롯한 유물들을 인양했는데 그 일부가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고 한다.

 

울도의 지질은 굴업도, 백아도, 지도, 선갑도와 같은 화산성쇄설암인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암석들은 중생대 백악기 말에 화산폭발로 형성된 화산쇄설물(화산재, 화산력 등)이 퇴적돼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된다.

 

울도 방파제에서 간조 때 나래호가 정박하는 선착장으로 가는 해안가에 노출된 암석을 살펴보면 주로 적자색을 띤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상절리가 비교적 잘 발달돼 있다.

마을 뒤편에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목너머 자갈마당에 가보면 크기가 다양한 둥그런 응회암자갈로 구성된 자그마한 해안이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울도 풍광의 백미다.

 

덕적군도 맨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청정한 섬 울도에 방문해 아름다운 자연풍광, 섬 주민들의 순박하고 친절한 인심, 느림의 미학을 느껴보기 바란다./ 글·사진 = 김기룡 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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