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수)

  • 맑음동두천 22.8℃
  • 맑음강릉 26.5℃
  • 맑음서울 22.7℃
  • 맑음대전 23.5℃
  • 맑음대구 22.2℃
  • 맑음울산 21.8℃
  • 맑음광주 23.0℃
  • 맑음부산 20.4℃
  • 맑음고창 ℃
  • 구름조금제주 22.1℃
  • 맑음강화 20.9℃
  • 맑음보은 20.8℃
  • 맑음금산 22.0℃
  • 맑음강진군 22.3℃
  • 맑음경주시 22.8℃
  • 맑음거제 22.0℃
기상청 제공

인천 섬을 가다 45 - 친환경 에너지자립 섬, 지도(못섬)

 지도는 행정구역상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지도리에 속한 섬이며, 면적이 0.45km²로 인천의 유인섬 가운데 가장 작다. 덕적도 남쪽 약 14㎞ 거리에 있는데 100여 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섬 중앙에는 해발 115m의 봉화산 또는 큰 산이라고 부르는 산이 있고 마을은 큰산 서쪽해안에 위치한 지도 선착장 부근에 옹기종기 10여 가구가 모여 있다. 지도의 서쪽에는 백아도, 남쪽에는 울도, 동쪽으로는 선갑도, 북쪽으로는 문갑도가 각각 위치하고 토끼섬을 비롯한 무인 섬들이 가까이 있다.

 

지도는 섬 전체가 천연의 낚시터로 매년 낚시를 좋아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나, 민박이 하나밖에 없어 부족한 경우 주민들의 집을 이용해야 한다.

지도란 이름은 마을 안의 작은 연못에서 비롯됐다. 오래전부터 못섬이라고 불렸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못 ‘지(池)’자를 써서 지도가 된 것이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지도보다는 못섬이라는 원래의 이름으로 불려지길 희망하고 있다.

 

지도를 상징하는 연못의 물은 예전에는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깨끗했으나, 지금은 오염돼 식수는 물론 생활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어 따로 우물을 파 식수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에도 연못에 물이 고여 있으나, 주변 환경이 많이 파괴돼 있고 그 넓이도 점점 줄어들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때문에 이장님을 비롯한 주민들과 지자체인 옹진군은 연못의 환경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도의 마을 뒤 구릉에는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의 무공해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설치돼 있어 국내 최초의 친환경 에너지자립 섬이 됐다.

 

그 동안 마을 인근에 디젤발전시설이 있어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매연과 소음에 시달려 왔고 전력공급 또한 불안했었으나 인천시가 ‘인천 섬 가치재창조’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를 거주 환경 개선으로 정하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 지도가 친환경 에너지자립 섬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섬에는 민가 주변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소나무와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특히 해안가의 절벽에는 소사나무가 우거져 있다.

 

지도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인접한 백아도, 울도, 선갑도와 동일한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9000만 년 전 화산분출로 생긴 화산재 등이 퇴적돼 형성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다. 응회암은 회색, 담갈색, 담홍색의 암색을 띠며 다양한 크기의 암편을 포함하고 있는데 해안가에 노출된 응회암에는 주상절리와 함께 해식절벽, 해식동굴 등의 침식지형이 발달돼 있다.

 

특히 지도 선착장 동쪽 해안가에 발달된 해식절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둥모양으로 갈라진 주상절리가 뚜렷한데 이는 뜨거운 화산재가 퇴적돼 생긴 응회암이 냉각되면서 부피 수축으로 생긴 것이다. 이는 가뭄 때 논바닥 진흙 속에 들어있는 수분이 증발돼 부피 수축으로 논바닥이 갈라지는 원리와 같다.

 

일반적으로 주상절리는 제주도 중문의 지삿개 해안, 경남 울주군 양남 해안,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현무암질 용암이 급하게 냉각되는 현무암에 주로 형성되는데 지도에서 관찰되는 주상절리는 광주시 무등산 정산부근의 서석대와 입석대, 경북 청송의 주왕산 등에서와 같이 응회암에 발달된 것이다.

 

마을 뒷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20여 분 걸어가면 다양한 크기의 응회암 자갈로 구성된 자갈마당 해안이 발달돼 있는데 자갈마당 북쪽 끝에 있는 해식절벽에서는 주상절리와, 주상절리를 따라 발달된 침식지형들을 관찰할 수 있다.

새벽에 발전소가 있는 당산에 오르면 볼 수 있는, 선갑도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과 해질 무렵 마을 앞에서 서쪽으로 떨어지는 일몰 풍경은 지도가 자랑하는 풍광이다./ 글·사진 =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