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기문화재단 지원 공모사업인 일제잔재청산 및 항일에 관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민족시인 이육사가 부르는 항일노래’가 관객들과 만남을 가졌다.
40년의 인생 동안 17번의 투옥에도 불구하고 항일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이자 그 정신을 31편의 시로 남긴 시인 이육사. 작품 초기에는 그 색이 옅었다고 하지만 그는 분명 펜을 들고 독립운동을 한 시인이다.
그의 작품 중 ‘광야’, ‘꽃’, ‘청포도’ 등 옥석을 골라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보르딘의 ‘폴로비치안 댄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차이콥스키의 ‘1812’ 등 곡과 합쳐 선사했다.
또한 테너, 무용, 연극배우 등이 출연해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의 저항의식과 민족의식을 더욱 부각시켰다.
무대의 포문을 연 ‘광야’는 1845년 12월 17일 동생 이원조에 의해 발표된 것으로, 일제하의 절망적 현실 및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광명의 세계를 염원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시를 통해 저항의 씨앗을 뿌리며 광복을 기다린 이육사의 정신은 시로써 우리들에게 이어져오고 있다. 독립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와 함께 연주되는 음악 역시 독립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킨다.
가장 먼저 연주된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는 핀란드의 암울한 시기를 담고 있다. 니콜라이 2세가 다스리는 러시아에 의해 억압을 받은 조국 핀란드의 자치권과 언어 자유를 갈망하며 핀란드 민중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작곡된 곡으로, 일제에 억압을 받던 우리 민족의 그것과 비슷하다.
이외에도 공연에서 연주된 모든 곡들이 모두 독립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그린 것이다.
체코 프라하를 관통하는 젖줄인 몰다우강을 주제로 만들어진 ‘몰다우’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통치 하에 있었던 체코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그린 곡이다.
제국주의 열강들의 야욕으로 수많은 나라가 어려움에 빠졌던 시기 그들은 음악으로, 시로 독립에 대한 희망을 그렸다.
이육사가 그러했듯 시벨리우스도, 스메타나도 그랬다.
2021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독립의 기쁨을 느끼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누리던 국가, 조국의 품속에서 그 소중함은 당연하고 사소한 것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당연한 것들은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그 네 글자에 담긴 선조들의 정신과 소중함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화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수단이자 계속해서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다. 이육사의 시와 국내외 독립에 대한 희망을 담은 노래를 그린 이 공연은 우리가 잊고 살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