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출 및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피스텔로 청약·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 환금성이 낮고 최근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별양동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의 청약에는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렸다. 경쟁률이 1398대 1에 달했으며 ‘84테라스형’의 기타 경쟁률은 5761대 1에 달했다.
지난 1월 분양했던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의 경우 10억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23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월 분양했던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오피스텔 역시 평균 경쟁률이 82.92대 1에 달했다.
앞서 2019년 3.11대 1에 불과하던 오피스텔 경쟁률은 올해 12.22대 1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업계는 주택 양도·보유세 세금 중과에 이어 대출 규제로 인해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오피스텔 매매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도내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이날 기준 1만5659건으로 이미 지난해 거래량(1만3382건)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3만6072건으로, 전년(24만4619건) 대비 급격히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 때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경우 명의 이전도 가능하다. 별도 의무거주기간이 없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100실 미만 오피스텔의 경우 전매제한에도 걸리지 않아 여러모로 규제에서 자유롭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가 바닥 난방 설치가 가능한 오피스텔 전용면적을 현행 85㎡에서 120㎡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꺾일 경우,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가격 낙폭이 크고, 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9월 경기도에서 나온 오피스텔 물량은 총 1만5402실로 지난해 물량(1만755실)을 뛰어넘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로 오피스텔이 주거대책상품으로 각광받으며 청약 광풍이 불고 있지만,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데다 주거용으로 사용하게 되면 1가구 2주택의 적용도 받을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의 경우 오피스텔의 주거 입지나 임차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수 또는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