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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농사 망치고 지원도 못 받아… 여주시 "알아서 신청"

자연재해 농작물 피해 신고하면 복구비 지원
이례적 가을 한파 피해, 지원방법 몰라서 신청못해
여주시 "일일이 안내 안해도 알아서 신청"

 

지자체의 홍보 부족으로 다수 농민들이 자연재해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를 복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됐다.

 

24일 ‘자연재해대책법’ 및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르면 호우·대설·한파 등 재해 종류에 따라 국비와 지방예산으로 피해 농작물을 복구하기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지난달 중순 경기도 광주시와 용인시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렸다. 수확기를 앞두고 닥친 깜짝 한파로 인해 채소들이 무르고 상하면서 농가들은 상품성 있는 농작물들을 수확하지 못했다. 더욱이 가을에 출하되는 양상추, 가을배추 등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보상도 받을 수 없다.

 

보험상품 이외에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농민은 시 또는 지역 행정복지센터로 피해 신고를 접수하면 조사를 거쳐 지자체로부터 복구 비용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일부 농민들은 자연재해로 인한 지원금이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고, 한파로 힘든 상황에서 지자체나 관할 농협에서 별도의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정부 재해대책과 농작물재해보험에서 모두 소외된 농민들은 큰 피해를 입고도 지원받을 방법이 막막한 상황이다.

 

여주시 산북면 한 마을에서 작목반장을 맡고있는 이모씨는 “따로 피해규모를 농민들이 추산한 바는 없지만, 가을 한파로 수천평대 농사를 짓고도 반도 수확하지 못했다”며 “별도 피해 신고를 하라고 통보를 받은 적 없다. 4월에 저온 피해가 있을 때도 연락받은 바 없어 모르고 지나갔다”고 전했다.

 

여주시에서 양상추, 브로콜리 농사를 짓는 구모씨는 “우리 지역은 이번 한파로 큰 피해를 봤는데 어디로 신고를 해야 하는지, 받는지도 몰랐다. 이제껏 농사를 지으면서 신고 제도가 있는 줄도 몰랐고 따로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황당해했다.

 

여주시청 농업정책과에 따르면 가을 한파로 인한 농업 피해 신고접수는 ‘0’건이다. 여주시청 담당자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들어 일일이 따로 안내할 수는 없고, 따로 안내하지 않아도 보통 농민들이 알아서 신고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여주시청 농업정책과 담당자는 “한파나 이런 게 올 때마다 피해 신고를 하라고 별도의 안내가 나가지 않아도 (농민분들이) 알아서 하신다. 일일이 문자를 보내기에는 농민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개인정보 동의를 한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 농민들의 경우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없으면 피해 신고 및 지원제도를 알기가 쉽지 않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가 아닌 최근 이상기후로 농사를 망친 경우 지원대상 포함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경기 친환경농업인단체 관계자는 “경기도는 똑같은 냉해 피해를 입어도 지원이 적다. 그래서 기대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알아서 하는’ 영리한 농민들은 극히 일부다. 피해 발생을 조사하거나 안내하는 행정서비스가 없다는 건데, 농민들은 보상받을 방법을 몰라서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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