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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조두순 피습 이후…주거지 주변 주민들 ‘불안감은 여전’

주민들 “조두순 나올까 걱정, 빨리 동네 떠났으면”
경찰·시청공무원 24시간 교대 순찰…골목상권 붕괴

 

“조두순이 온 이후로 이사를 가는 사람은 많은데 오는 사람은 없어요. 구조가 좋은 집도 몇 달이 돼도 안 나갑니다.”

 

지난 18일 오후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9)이 거주하는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가. 영하 11도까지 떨어지며 올해 최강 한파가 찾아온 이날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은 비교적 한산했다. 

 

함박눈이 내리는 골목에는 2인1조로 구성된 경찰과 안산시 공무원이 휴대용 손난로를 든 채 순찰을 돌고 있었고,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돼 24시간 밀착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두순의 거주지 중심으로 골목 양끝으로 2곳의 초소가 마련돼 있었다. 지난 16일 20대 남성이 조두순의 집에 침입해 둔기를 휘두를 당시 조씨의 부인은 이곳 초소에 신고했다.  

 

초소에 있던 안산시 한 공무원은 “24시간 2인1조로 교대 순찰 근무를 하는데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려 여기(조두순 거주지 앞)에 있는 것”이라며 “야간에도 환한 조명과 잦은 순찰로 치안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민들은 불안감에 떠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조두순이 출소한 뒤 그의 주거지 일대에 대한 순찰이 강화됐지만 이웃에 사는 조두순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60대 여성 A씨는 “주민들 모두 조두순이 이 동네로 왔다는 자체가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라며 “어린 손자를 키우는 입장에서 조두순이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걱정된다. 그가 빨리 떠나야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평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두순이 출소하고 얼마 뒤 경찰이 순찰을 자주하고 특수요원도 투입한다고 요란을 떨었는데 그 이후 치안센터 불이 꺼진 적도 많았다”며 “CCTV가 있지만 만족할 만큼 안전하다고 느끼진 못한다. 그것만 믿고 살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조두순이 오면서 주민들은 희생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조두순이 산다는 소문이 나면서 부동산 거래는 단절됐고, 상권마저 붕괴됐다.

 

주민 B씨(40대)는 “조두순이 동네로 온 이후 이사를 가는 사람은 많은데 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면서 “구조가 좋은 집인데도 몇 달이 지나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씁쓸해 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C씨는 “코로나 때문에도 힘든데 조두순이 산다는 소문까지 나면서 장사가 더 안 된다”며 “어두워지면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이른 저녁부터 손님이 끊겨 가게 문도 더 일찍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식당은 운영하는 D씨도 “해가 일찍 떨어지는 저녁시간에도 찾아오는 손님이 없다”면서 “작년 12월부터 영향을 받았는데 코로나도 있겠지만 이 동네는 저녁이면 사람이 다니지 않는 것은 원인인 것 같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D씨는 그러면서 “같은 안산이라도 이곳과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 동네에서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고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하루 빨리 마음 편히 장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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