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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스 생활] 결과 집착 선거는 당연하지 않다

 

선거 막판까지 여론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것인가?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이번처럼 주요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나온 여론조사 결과조차 지지율이 엇갈리는 초접전 상황이다. 여야 대선 주자 모두 ‘가족 리스크’로 지지율 자체가 하락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로 인해 누구에게 표가 더해지고 빠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금 상당수 언론은 양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득실을 따져가며 누가 앞서고 누가 뒤지느냐를 점치는 ‘경마 중계식 저널리즘’을 선뵈고 있다. 언론이 선거를 경마 중계하듯 흥미진진한 게임처럼 해서 누가 결승점에 먼저 도착할지 주목하게 하는 보도 방식이다. 이렇게 보도하면 선두 그룹 후보자에 대한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집중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대신 후보자가 내놓는 정책이나 이념의 문제는 재미가 크게 떨어진다. 독자는 경쟁 상황 자체에 조급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앞서길 바라고 마음이 닿는 후보가 이 게임에서 맹렬하게 앞만 보고 달려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니까 더 고집스러워지기도 쉽다.

 

지난 20일 선거 80일을 앞둔 시기 KBS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33.7%, 윤석열 후보는 34.2%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적당한 사람이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미룬 부동층 비율은 18%였다. 이보다 앞선 D-100일 당시의 여론조사는 공교롭게 두 후보 모두 35.5%로 동률이었고 부동층은 18.8%였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여론이 느리게 변하는 느낌이 든다.

 

여론이 양당 극단에 몰린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제3지대가 설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항상 ‘단일화’ 여부를 질문받는 그들은 양당 후보 모두를 선택할 마음이 없거나, 양당 후보 중 한 후보로 굳히지 않은 유권자의 선택일 확률이 크다. 2017년 대선에서 3위의 안철수 후보는 21.42%, 유승민 후보는 6.76%, 심상정 후보는 6.17%를 각각 얻었다. 양당을 고집하지 않을 유권자의 비중이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 것이냐에 따라 당선 여부가 판가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건은 사건으로 덮는다”는 음모론적인 사고가 상식처럼 떠돈다. 경쟁 후보자의 지지율을 심하게 흔들 사건이 터지자마자 상대 후보자의 의혹이 새롭게 터트려진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처럼 양당 진영이 가족 관련 의혹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비방을 멈추지 않으면 진영 간 대결만 남는다. 가장 전염되기 쉬운 감정이나 관념은 가장 강렬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이 지금 유권자에게 전달할 정보는 ‘어떻게’ 이기는지가 아니다. 후보가 ‘왜’ 이겨야 하는지 설명하는 일이다. 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힘차게 토론하게 만들어야 한다. 언론이 어떤 주제의 대화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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