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속 경기지역 전통시장의 새로운 판로로 온라인 배달 서비스가 주목받지만 고령 상인들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비대면 시대 온라인 진출에 따른 시장 브랜드화가 결국 오프라인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 격차’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한 제도적 기반 역시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수원 지동시장에서 10여년째 빈대떡과 전을 만들어 팔고 있는 이춘원(75)씨는 몇차례 온라인 배달 플랫폼 진입을 권유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손을 내저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반토막 나고, 판매 종류도 절반 넘게 줄여 운영하고 있지만, 앱 이용이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온라인 판로 구축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춘원씨는 “노인네라 스마트폰도 어려워서 사용을 잘못하는데, 온라인을 할 수 있을까 싶다”라며 “코로나19 이후 장사 규모를 확 줄여 정말 소일거리 삼아 장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원 못골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 중인 표세자(70)씨는 네이버 동네시장 입점을 고민했지만, 오프라인 장사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과일 판매 특성상 가격 변동이 심한데 온라인 배달 플랫폼에 입점할 경우 매일 앱에 접속해 가격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표세자씨는 “상인회에서 설명을 해줘 들었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매일 같이 가격을 다시 올리고 하는 걸 못할 것 같더라”라며 “주변에서 배우면 된다고 하는데 시간도 없고, 나이가 들어서 잘 까먹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통시장을 구성하는 상인들의 주된 연령이 고령층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디지털 격차’ 역시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표한 ‘2020년 전통시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1401개) 점포 점주(18만1975여명)의 평균 연령은 59.7세로 집계됐다. ▲2017년 57.2세 ▲2018년 58세 ▲2019년 58.8세로 해가 지날수록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60~69세가 전체 연령대 중 36.9%로 구성 비율이 가장 높았고, 뒤이어 70세 이상이 18.4%를 차지했다. 반면 29세 이하는 0.8%, 30~39세는 4.6%, 40~49세는 12.1%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디지털 격차’를 인식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시장 내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별 전통시장육성사업단을 통해 고령 상인들의 온라인 진입장벽을 낮추는 대안도 제시된다.

군포 산본시장 육성사업단 노석래 단장은 “산본시장이 경우 사업단 내 집하 매니저를 통해 고령 상인들이 앱을 통해 사진 등록이나, 가격 변동을 기입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라며 “또 지난해 상인들에게 태블릿 지원도 이뤄졌다. 아무래도 핸드폰으로 활자 등을 확인하기 어려우니까 장치 개선 차원으로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지원 기반 조성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진출을 위한 상인들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천 중동사랑시장 육성사업단 김선호 단장은 “온라인 진출이 디지털에 능숙하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상품을 보는 안목과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이후 스마트폰 등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보완해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해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