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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반납한 프로야구 심판들, 고척돔 모여 훈련

올해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 PTS와 비교하며 적응 시작

 

심판은 ‘볼’을 외쳤지만, 곧 ‘스트라이크’라는 기계음이 들렸다.

 

한국프로야구 KBO 허운 심판위원장이 “기존의 시각으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해보라”고 지시했고, 이에 한 심판은 다소 높게 들어온 공을 ‘볼’로 선언했다. 하지만 투구궤적시스템(PTS·Pitch Tracking System)이 판독한 건, 스트라이크였다.

 

2022시즌 KBO리그의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KBO 1·2군 심판 55명 전원이 11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모였다.

 

PTS 관계자는 KBO의 요청으로 고척돔에 설치된 PTS 시스템의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조정했다.

 

심판들은 도착하자마자 홈플레이트 근처에 ‘사각의 띠’를 만들어 ‘스트라이크 존’을 표시했다.

 

프로야구 심판들에게 12월과 1월은 ‘휴식기’로 휴가가 20여 일이나 남았지만, 심판들은 잔여 휴가를 반납하고 ‘스트라이크 존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박종철 심판은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는 그만큼 중요한 문제다.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방법은 훈련뿐”이라며 “지금은 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는 2022년 KBO리그의 가장 큰 화두다.

 

정지택 KBO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이번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KBO 야구규칙은 스트라이크존을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플레이트 상공’이라고 정의했다.

 

심판위원회는 “야구 규칙이 명시한 스트라이크존을 더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실질적으로는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기존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타이트한 면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국제대회 스트라이크 존과의 차이를 줄이고, KBO리그 스피드업 등을 위해서라도 스트라이크 존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4위에 그쳤다. 실력상의 문제도 있었지만, 타자들이 ‘국제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2021시즌 KBO리그에서는 역대 최다인 5천892개의 볼넷이 나왔다. “볼넷이 너무 자주 나온다”는 지적이 나왔던 2020시즌 5천314개보다 500개 이상 늘었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건 심판이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라’는 지시가 내려온다고, 심판이 기계처럼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볼 수는 없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타자들도 타격 자세를 바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나. 심판에게도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심판들에게 “분석을 해보니 양옆 스트라이크 존은 야구규칙이 명시한 스트라이크 존과 거의 같다”며 “높낮이에 유의하라. ‘약간 높다’라고 생각되는 공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라”고 조언했다.

 

심판들은 또 하나의 화두인 ‘타자의 체격별 스트라이크 존 적용’도 키가 큰 심판과 상대적으로 작은 심판이 타석에 번갈아 들어서는 것으로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PTS에 타자별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해 심판과 기계의 판단을 비교할 수도 있지만, 일단 이날은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걸 우선순위에 뒀다.

 

심판위원회는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해지면, 타자별 스트라이크 존 적용 훈련 강도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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