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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의 창] 김정은의 남한 ‘구멍내기’와 22사단 철책선 ‘구멍’

 

김정은은 2022년 당 중앙위 제8기 전원회의 관련 내용으로 신년사의 ‘구멍’을 메웠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 내용에서도 ‘구멍’을 숨기거나 남겨놓았다. 군사부문 및 대남, 대외 관계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언제든지 집어넣을 수 있는 ‘구멍’을 남겨놓고, 경제 특히 농촌문제에 상당부분 할애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구멍’의 흔적을 통해 장님 코끼리 만지듯 북한의 정세인식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스스로 자초한 고립을 올해도 이어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비상방역 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 순위로 놓고, 방역을 명분으로 북한의 경제구조와 틀을 바꾸려는 것이다. 농촌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내세우고, 중앙집중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동안 부업농업을 중시하는 등 개별 생산력 향상에 집중했던 것에서 탈피하여, 중앙 집중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협동적 소유의 협동농장을 국영농장으로 개변함을 의미한다. 기관 단위로 식량을 조달하는 방식에서 중앙에서 협동농장의 생산물을 취합하여 일괄 공급하는 과거 퇴영적 방식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것이다. 식량을 고리로 당원들과 주민들에 대한 통제에 대한 고삐를 더 강하게 조이려는 속셈이다. 대외적으론 식량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호도하면서.

 

김정은은 핵이나 미사일 문제, 대남관계를 언급하지 않는 ‘전략적 구멍’을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1월 5일, 1월 11일)라는 기습적 형태로 신년 들어서자마자 2차례나 과시함으로써 ‘구멍’ 안에 음험한 계산을 숨겨놓았음을 보여주었다.

 

2차례 미사일 중 한 발은 문 대통령이 남북 평화교류를 강조한 그날에 맞추어 조롱하듯 동해안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날려 보냈다. 미국이나 한국이 뭐라고 하던 ‘핵무력 고도화’란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가겠다는 의지를 한껏 보여 줌과 동시에 미사일 발사를 통한 거침없는 ‘매력공세(charm offensive)’를 펼치면서 동북아 안보정세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

 

한편 안보태세 이완이란 우리의 ‘구멍’이 개선되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실증적 사례가 발생했다. 동부전선을 지키는 22사단의 철책을 탈북자가 보무도 당당히 넘어간 것이다. 이 부대는 문 정부 들어 3번씩이나 경계허점을 드러난 곳이다. 사후조치는 더 가관이다. 엄연히 CCTV에 10차례나 찍히고 인상착의까지 선명한데도, ‘넘어가지 않은 흔적을 찾아보라’고 상관이 지시했다는 얘기는 아연실색하게 한다.

 

한 예비역 장성은 울분을 토로했다. “어떻게 한 사단에서 3번씩이나 뚫릴 수 있느냐. 문제점을 혁신하려는 의지 없는 구태의연한 간부들과 ”재임하는 동안 문제만 일으키지 않고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기회주의적 자세와 함께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는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정치군인’이 양산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더 우려되는 것은, “지금의 군 지휘부는 전투 내지 실전경험도 전무하고 ‘도상연습’만 해본 페이퍼 지휘관으로 가득찼다”고 탄식한다. 연초에 남북 간에 벌어진 사례를 보면, ‘구멍’도 같은 ‘구멍’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김정은의 ‘구멍’은 전략적이고 계산적 ‘구멍’이었다면, 우리의 ‘구멍’은 자해적이고 전략도 없는 ‘구멍’이다. 이는 새 정부의 안보구상이 매우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위에서 추진해야 하며, 더 이상의 낭만적 안보놀음은 없어야 함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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