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년 차. 그동안 거리두기 등 여러 제한들에 몸살을 앓았던 뮤지컬계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22년은 중소형의 창작 초연부터 티켓파워가 입증된 대작들이 오픈을 예고하고 있다. 이 중 뮤지컬 덕후(마니아)들이 기대작으로 꼽은 올해의 뮤지컬 중 다섯 작품을 추려봤다.
◇ 어둠 속 찬란하게 빛났던 그녀, ‘프리다’…3월 1일~5월 29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삶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멕시코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가 뮤지컬로 찾아온다.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와 온몸이 부서지는 교통사고를 겪고 평생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작품으로 남겼다. 그녀는 중남미 여성 작가 중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됐으며, 파블로 피카소와 마르셀 뒤샹 등으로부터 인정받은 당대 최고의 여성 예술가다.
‘프리다’는 EMK 오리지널 시리즈 중 첫 중소극장 작품으로,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그려낸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더 라스트 나이트 쇼’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프리다가 ‘레플레하’, ‘데스티노’, ‘메모리아’와 함께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프리다 역에는 최정원과 김소향, 프리다의 남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레플레하’ 역에는 전수미와 리사가 출연을 확정했다.
극본을 쓴 추정화 연출가는 “지난한 인생을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에게 세리머니 같은 최고의 쇼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전하며,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쇼 콘셉트와 형식으로 풀어낸다. 허수현 작곡가는 프리다의 인생 마지막 쇼를 드라마틱한 선율의 음악으로 장식한다.
‘프리다’는 제14회 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고, 제15회 DIMF에 공식 초청됐다. DIMF 티켓 오픈 당시 1분 만에 매진되며, 출품작 중 전체 점유율 93%를 기록한 바 있다.
◇ 소년 왕이 되다, ‘엑스칼리버’…1월 29일~3월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21년 재연 공연을 마친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이달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온다.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고대 영국을 지켜낸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했다.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매개로, 평범한 소년 ‘아더’가 성장하고 왕이 돼가는 과정에서 겪는 고난을 담았다.
2019년도 초연 후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쳐, 새로운 넘버와 무대로 관객들을 찾았다. 재연에서는 5곡의 넘버가 추가 됐고 솔로를 듀엣으로, 듀엣을 트리오로 편곡하는 등 다채로운 변화를 줬다. 엑스칼리버가 꽂혀 있던 바위산은, 기존에 하나의 세트였던 것을 여러 개로 나눠 서사에 따라 다양한 구성으로 활용했다.
재연 관객 평점은 인터파크 티켓 기준 9.6점을 달성했다. 2019년도 초연부터 2021년 재연까지 총 누적관객 24만 명,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앙코르 공연은 29일부터 6주간 진행되며, 뉴캐스트의 합류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더’ 역에는 김성규와 켄이 합류해 자신의 운명 앞에 고뇌하는 청년의 모습을 표현한다. ‘기네비어’ 역에는 초연 당시 완벽한 캐릭터 소화를 보였던 김소향이 다시 출연을 확정했고, 걸그룹 러블리즈의 메인보컬을 맡았던 케이도 합류 소식을 알렸다.
◇ 익숙한 듯 새로운 ‘데스노트’…4월 중 ~ 6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 ‘데스노트’가 논레플리카(원작을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하고 번안함)로 제작 돼 5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데스노트’는 이름을 쓰면 죽는 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명탐정 ‘엘(L)’의 두뇌 싸움을 그린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일본 누적판매량 3000만 부를 기록하고 우리나라와 홍콩, 대만 등 약 60개국에서 출간됐다.
2015년 초연 당시 정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인물 간 치밀한 심리 묘사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만들었다. 전 회차·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 영상은 1480만 뷰로 ‘데스노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입증했다.
새롭게 돌아온 ‘데스노트’는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초연부터 함께한 김문정 음악감독과 이번에 합류한 김동연 연출,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등이 공연을 이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논레플리카로 제작되는 이번 작품은 뮤지컬 ‘데스노트’가 가진 고유한 매력은 살리되 기존 프로덕션과 차별화를 둬 더욱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템포의 연출, 미니멀리즘을 토대로 디테일 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무대 예술로 완성도 높은 매력적인 작품으로 재탄생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오는 4월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 지루할 틈 없는 화려한 무대 ‘물랑루즈’…12월 중,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제 74회 토니어워즈 14개 부문 후보, 최우수 작품상 등 10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뮤지컬 ‘물랑루즈’가 전 세계 라이선스 초연으로 오는 12월 관객을 만난다.
‘물랑루즈’는 2001년 개봉한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 ‘샤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앙’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 영화에서 재해석한 음악과 마돈나, 엘튼 존, 시아,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한나 등 유명 팝스타의 곡을 함께 엮었다.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개막한 ‘물랑루즈’는 CJ ENM이 작품 개발 초기부터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공식 개막전부터 전 회자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알 허슈펠드 극장’의 95년 역사상 주간 매출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한 해동안 제65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총 5개 부문, 제70회 외부 비평가상에서 총 11개 최다부문 명예 수상, 제86회 드라마 리그 어워즈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하며 미국 3대 시어터 어워즈를 석권한 바 있다.
◇ 어른을 뛰어 넘는 소녀, ‘마틸다’…10월 중~ 내년 2월, 디큐브아트센터
천재 소녀 ‘마틸다’의 어른들을 향한 유쾌한 복수극 뮤지컬 ‘마틸다’가 4년 만에 재연된다.
‘마틸다’는 ‘찰리와 초콜릿공장’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의 동명 동화가 원작이다. 도서관의 어려운 책들을 모두 읽을 정도로 독서광인 일곱 살 ‘마틸다’. 책을 혐오하는 가족들은 이런 마틸다에게 관심이 없고, 마틸다를 괴상한 아이라 생각하며 방임을 일삼는다. 마틸다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것은 담임 선생님인 ‘허니’ 뿐이다. 교장 선생님 ‘트런치볼’은 아이들을 싫어해 폭력적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공포에 떠는 친구들과 ‘허니’ 선생님을 위해 ‘마틸다’는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휘한다.
아이를 위한 동화를 원작으로 했지만 어른들에게도 웃음과 감동을 안겨, 호평을 받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2018년 초연은 아시아 최초, 비영어권 최초의 무대였으며 당시 그네와 도서관에서 착안한 무대장치 등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했다.
현재 이번 시즌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어, 마틸다 역을 맡게 될 새로운 아역 배우의 탄생에 관심이 쏠린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