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지난 2년. 학교 현장은 누가 뭐래도 방역의 최일선 가운데 한 곳이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유행 초기 '코로나19 학교 감염병 대응 안내서'를 자체 개발해 지역 모든 교육기관에 배포했다.
제작에는 메르스 등 감염병 방역을 직접 경험한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보건교사들이 참여했고, 인천시 역학조사관 검토를 통해 완성됐다. 이 안내서는 전국 시·도교육청이 제작한 안내서의 교본이 됐다.
시교육청은 또 2020년 3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학교안정화 기획팀을 꾸렸다. 역시 감염병 대응 경험이 있는 교감·장학사·교사 등으로 구성했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긴 학교가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현장에 나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는 또 학교와 교육 자체의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 본격적으로 도입된 원격수업은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는 물론 학생 교육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교육 현장의 필수 요소가 됐다.
다만 반대급부로 학습결손과 교육격차가 따라왔다. 가정의 빈부, 심도심과 원도심의 차이는 급변하는 교육환경에서 학습불균형으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낙후된 환경의 학생들은 절대적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교육회복에 온 힘을 기울이고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에 맞춰 지원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과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심리, 정서, 인성, 사회성, 건강 등의 영역에서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세심히 살피고 돌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남은 임기가 반년 남짓입니다.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지난 임기 3년은 인천 혁신미래교육의 주춧돌을 놓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 교직원이 함께 일군 인천교육의 달라진 모습이나 위상이 조금씩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다만 달라진 수업이나 학교의 모습, 인천교육의 위상을 알지 못하고 여전히 이전의 인천교육으로 기억하시는 분이 많아 아쉽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인천교육의 진면목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당일 태풍이 시작돼 취임식도 취소한 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적수 사태, 코로나19까지 매일이 긴장과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숱한 어려움에도 저와 우리 교육가족들은 '아이들의 배움은 이어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인천 혁신미래교육의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 미래 인천교육으로 도약하기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 인천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천교육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함께 애써준 모든 교직원과 학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올해 교육목표는 무엇입니까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교육결손을 회복하고 교육 가족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시교육청은 올해 정책 방향을 '교육회복, 함께 가는 미래'로 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회복. 둘째, 꿈이 자라는 진로‧진학‧직업교육. 셋째, 미래를 여는 휴먼 디지털 교육. 넷째, 환경수도 인천으로 가는 기후‧생태‧해양교육. 다섯째, 인천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동아시아시민교육을 역점정책으로 추진하려 합니다.
특히 교육회복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회복에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방역 안전망을 강화해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균등한 교육기회보장을 위한 기초학력향상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내실화하고 유아, 장애학생, 다문화학생, 탈북학생 등 인천의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원격수업이 보편화된 만큼 학생들의 인성과 사회성 함양도 중요해졌습니다. 관계 중심 생활교육과 학교폭력 예방 역량을 강화하고 유아, 학생, 학부모, 교원의 심리‧사회성 회복을 지원하겠습니다. 학생 주도 학급활동과 또래활동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위(Wee)프로젝트를 내실화하고 학생건강 증진 지원을 고도화하며 성인지교육도 추진하겠습니다.
코로나19 유행세가 여전합니다. 앞으로 학교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백신 접종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이 백신 접종을 마친 고등학교는 확진자가 적은 반면 접종률이 낮은 초등학교는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오는 3월 전면등교 여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인천의 학생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청소년들의 1차 접종률 전국 평균은 70%, 인천은 75%입니다. 조금더 속도를 내 많은 학생들이 접종에 참여한다면 3월 전체 등교도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전체 등교는 학생들의 학습결손과 심리적, 정서적 안정에 큰 영향을 줍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것 역시 학생들의 등교가 가능해야 합니다. 시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등를 대상으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신접종과 관련한 학생들의 이상 반응 사례도 관계당국과 함께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상 반응이 나타난 학생은 병원과 연계해 상황을 파악하겠습니다.
학생들의 학력저하와 심리불안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어떤 대책이 있는지
코로나 유행 이후 보이는 학력격차는 기존 교육격차에 학습결손이 누적되면서 생긴 문제로 봐야 합니다. 문제해결의 출발점은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해 등교일수를 확대하고 개별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학력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기초학습 부진학생에 대한 진단활동을 강화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기초학습보장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원격수업도 내실화하고 대체(보충)학습 지원 강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을 위한 학생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등교가 적어지면서 학생들이 관계형성이나 사회성 발달을 걱정하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이 문제를 학생자치활동과 또래활동 활성화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학생 주도 학급활동이나 또래활동 지원을 위해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숙박하는 체험학습을 당장 시작하는 건 어렵겠지만 소규모 체험활동은 코로나 상황에 따라 조금씩 시작할 계획입니다. 학령 전환기인 초6, 중3, 고3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체험활동비도 지원합니다.
교육청 Wee센터 11곳에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합니다. 지원이 필요한 학생 누구나 온라인 또는 선별적 방문상담이나 정신건강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고위험 학생은 상담과 치료 연계도 지원합니다.
원도심과 신도심의 교육격차 해소 방안은 무엇입니까
지역 특성에 맞는 행정적, 예산적 지원입니다. 신도시와 원도심의 학생 수 차이가 극명해졌습니다. 신도시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반면 원도심은 학생 수 감소를 막기 위해 젊은 부모들이 떠나지 않도록 지원을 요청합니다.
송도, 청라, 영종, 검단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과밀학급이 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께서 가장 답답하셨겠지만 우리 교육청도 그동안 26개 학교 신설 승인을 받았고 300개 이상의 교실을 증축하는 등 최선을 다했습니다.
원도심과 도서지역은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교사배치와 교육경비를 확대 지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교육경비보조 제한을 받는 동구와 옹진군 31개 학교에 매년 10억 원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했습니다. 교육균형발전대상 109개 학교엔 학교운영비를 증액 편성하고, 전문상담인력 등을 우선 배치했습니다.
올해 교육감 선거가 있습니다. 재선 의사를 밝혔는데, 본인이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보다 준비된 교육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임기 동안 교육과 정책, 행정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췄습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을 겪으며 위기관리 역량도 강해졌습니다. 준비가 잘 됐다는 건 누구보다 교육감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난 3년 우리 교육가족과 함께 새로운 인천교육으로 비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4년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인천시민들의 부름을 받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얻었으면 합니다.
후보 등록 시점은 언제쯤일까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임기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과의 약속을 생각하면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 공약이행과 인천미래교육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시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 한해 평안하시고 바라시는 모든 것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또 한 번 해를 넘긴 코로나19로 쉽지 않지만, 그동안 함께 견뎌준 모든 교육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는 전환의 시기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여서 코로나 위기로 인한 교육결손을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교육으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때입니다.
코로나19 위기에 굴복하지 않고 나날이 새로워지는 인천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의 삶도 더더욱 행복해지는 기회의 2022년으로 만들겠습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