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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뭉치 보고 직감했죠”…기지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 막은 60대 카페 사장

경기남부경찰, 피해 막고 범인 검거 기여 표창장·신고보상금 수여…‘피싱지킴이 1호’ 선정

 

“현금뭉치를 보고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죠.”

 

경기 부천 송내 법원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승미(60)씨는 한 달 전 가게에 일어났던 사건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쿵쾅거린다.

 

지난달 18일 임씨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돈 뭉치를 들고 카페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는 한 손님을 목격한다. 이 손님은 심지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어딘가 쫓기는 듯한 모습으로 휴대전화기를 들고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해 했다.

 

임씨는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손님에게 다가가 “괜찮으세요. 무슨일 있으세요”라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손님이 보여준 문자에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이어 불안에 떨던 손님은 510만 원 가량의 현금 다발이 들어있는 봉투를 보여줬다. 임씨는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통화를 하던 손님에게 메모로 ‘카페 주소를 알려주고 이리로 오라고 해라’고 전달했다. 그사이 임씨는 밖으로 나가 경찰에 신고했다.

 

잠시 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보이는 한 20대 여성이 들어와 손님에게 다가갔다. 임씨는 경찰이 오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백신패스 확인과 QR코드, 음료 주문 등을 핑계로 말을 걸어 시간을 끌었다. 임씨의 기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경찰도 현금수거책의 도주를 염려해 사복 차림으로 나타나 현장에서 이 여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부천원미경찰서는 현재 이 여성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한 부천원미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서 검거된 20대 여성은는 현재 무직에 전과가 없는 상태로 조사 후 귀가 조치됐다”면서 “이 여성은 메신저를 통해 알게된 인물에게서 부탁을 받아 현장에 현금을 전달 받으러 간 것으로 확인, 자세한 경위 파악을 위해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임씨는 “과거에 보이스 피싱을 당한 적이 있어 조금 더 빨리 눈치챘던 것 같다”며 “그 이후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면 안되겠다 싶었다”고 답했다.

 

임씨의 활약상을 전달받은 경기남부경찰청은 발 빠른 대처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범인 검거에 기여한 그를 ‘피싱지킴이 1호’로 선정하고 24일 표창장과 신고보상금을 수여했다.

 

임씨는 “피싱지킴이 1호로 된게 정말 놀랍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 같이 있었다면 저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우리 손님이다 보니 신경이 더 쓰였고, 손님이 운이 좋았었던 것 같다”며 피싱지킴이 1호 선정 소감을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도움을 주고 검거에 기여한 시민을 ‘피싱지킴이’로 명칭을 부여하는 등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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