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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의 허구 분석한 '신경제 이후'

더그 헨우드 저 / 필맥 간
" 미국경제는 유연성과 역동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계급, 성, 인종, 민족적인 위계구조 속에 내재돼 있다. 미국의 평등주의와 계층이동성에 관한 모든 신화에도 불구하고 특권층에서 태어난 이들은 특권층에서, 하류층에서 태어난 이들은 하류층에서 계속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세계화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경제성장이 반드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삶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세계은행과 같은 기관들이 가난한 이들을 더 가난하게 하고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 왔다. 자유무역이라는 전통적 개념은 경영자나 주주들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노동자와 자연에게는 끔찍한 것일수 있다. 물질의 집적이 아니라 더 인간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 붐'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경제시스템 '신경제' 신화의 허구를 분석하고 이를 떠받친 금융시장과 세계화의 영향 등 쟁점이 되는 주제들을 알기쉽게 설명한 책 '신경제 이후'(필맥 간)가 나왔다.
저자인 미국의 저널리스트 더그 헨우드는 '신경제'가 전례없는 기술발전과 조직혁신으로 생산성 향상과 항구적 번영을 이룰수 있다는 환상을 주었지만 보통 서민의 삶을 악화시키는 더 나쁜 종류의 자본주의며 이를 그대로 개발도상국에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한다.
헨우드에 따르면 신경제 붐의 대표적 신화인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한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을 제고한다는 것은 철저히 자본가의 관점에서만 본 것이라며 신기술이 노동의 투입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환상이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신경제 이후 노동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하고 소득분배의 불평등과 직장내 노동통제는 오히려 더 강화됐다는 것.
그는 신경제 발원지인 미국이 노력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기회의 나라라는 주장은 그저 슬로건에 불과하다며 선진국 가운데 부와 소득의 양극화가 심하고 계층 상향이동 가능성이 희박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고 말한다.
실제 신경제 기간 가계소득의 절반이상이 상위 20%이상 부유층에 돌아가고 계속된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중산층들이 대거 하향이동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신기술의 환상에 입각한 신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이데올로기가 만든 반복되는 경제역사의 패턴일뿐 새로운 것이 아니며 정보기술 그 자체가 번영이나 복지를 보장하거나 사회경제적 개혁과 혁신을 담지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한편 헨우드는 어느 시대보다 보수화 경향이 짙은 오늘날 권력 분산이나 평등주의 이념의 확산, 세계인을 연결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등 정보기술 주도의 신경제가 남긴 요소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이나 '세계화'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 것은 아니며 진정으로 새로운, 인간적인 방향으로 이용되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단언한다.
'신경제 이후'는 한때 정보기술에 열광하면서 기존 경제 지배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품은 우리나라 많은 젊은이들이 거품의 붕괴와 함께 좌절되거나 기존 재벌체제에 흡수된 현실에 비출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352쪽, 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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