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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8주기, 우리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수원시청 게양대엔 게양된 노란 리본 '세월호기'를 보며

  • 등록 2022.04.14 06:00:00
  • 13면

수원시청 게양대엔 지난 1일부터 노란색 세월호 깃발이 걸려 있다. 수원시는 이 날부터 16일까지를 ‘기억과 약속의 기간’으로 선포했고 세월호기를 게양하고 있다. 304명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혹했던 사건을 기억하며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 수원시의 의도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 여객선이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 수학여행을 떠나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학생을 포함한 승객 304명이 차가운 바다에 수장됐다. 그리고 이 사건을 상징하는 노란리본이 온 나라를 장식했다. 참사 후 실종자들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옷이나 가방, 차량에 달기 시작했다. 누리꾼들도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를 통해 노란 리본 이미지를 내걸었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참사가 우리의 기억에서 조금씩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억과 약속의 기간이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수원시 관계자의 말처럼 우리 모두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지만 8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슬픔과 분노가 동시에 일어난다. 그러니 당사자인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세월호 참사 이후 한동안 이 나라 모든 국민은 커다란 슬픔에 잠겼다.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웃는 사람은 없었다. 노래방도 술집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사회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면서 이 고통을 외면하려는 현상도 나타났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을 향해 “놀러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 “이젠 징글징글하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고 막말을 해대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일베 회원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퉁퉁 불은 오뎅’이라고 야유했으며 이른바 ‘폭식투쟁’이란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단식 중인 유족들 앞에서 보란 듯이 음식물을 시켜 먹기도 했다. 따라서 유족들의 고통은 점점 커졌다. 재난·참사 유가족·피해자들의 기록과 증언집에 실린 “참사 이후 유가족의 건강은 망가졌고 사회적 관계가 거의 끊어졌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되지 않았지만 사회는 ‘피해자다움’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유족 윤경희 씨의 글에서 이들의 고통을 엿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약속했지만 임기가 마감되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있다. 180석에 달하는 국회의석을 가진 거대정당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론으로 진상규명을 외쳤지만 그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세월호 침몰의 원인, 어째서 왜곡을 했는지, 구조 작업은 왜 늦어졌는지 등등 밝혀진 것이 없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빛이 어둠을 이기고 참이 거짓을 이기는 정의의 그날을,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이 사라지는 ‘진정한 선진국가 대한민국’을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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