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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책바람, 펼쳐라 너의 꿈"…평택마이스터고 도서관 '활용도 200%'

조영수 교장 "독서는 모든 사람의 일생에 있어서 큰 스승"
'불어라 책바람''읽는 약 처방 프로젝트''작가와의 만남' 인기
연면적 330.75㎡로 장서 2만 3343권·열람 좌석 80석 보유

 

평택시 비전동에는 우리나라 기술산업 인재들이 모여 성장해가는 도서관이 있다. 바로 평택마이스터고등학교(평마고)의 '자란글방'이 그 주인공. 

 

기자가 취재를 위해 도착한 자란글방에는 학생들이 무엇을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노란 부채 위에 붓펜으로 한글자씩 정성스레 눌러쓰는 학생들의 모습이 어딘가 신중하면서도 들뜬 모습을 하고 있었다. 캘리그라피 수업이었다. 천천히 글씨를 쓰다 보면 자연스레 집중력도 높아진단다. 글씨를 쓰는 캘리그라피는 아이들에게 단어·미술공부가 된다. 그 속에는 무한한 상상력도 담긴다.

 

부채에 담긴 붓글씨가 눈에 띈다. ‘나는 드디어 18세가 됐다’, ‘저 바람 소리를 들어보렴…’ 등 서투르게 쓴 글씨가 매력적이다. 흔들린 글씨가 더 적절한 순간적 느낌을 담아 냈다. 굳이 달필이 아니어도 좋다. 한 학생은 “부채가 부러질 때까지 쓸꺼다”며 만족해 했다.

 

평택 마이스터고등학교는 1952년 7월 9일 평택고등학교로 개교했으나 1974년 평택공업고등학교에서 78년 평택기계공업고등학교, 2009년 마이스터고 지정이 돼 2010년에 마이스터고로 개교했다. 2022년에 평택마이스터고등학교로 학교 이름을 바꾸었다.

 

현재 이곳 학생들을 ‘영 마이스터’로 지칭하며 학교는 취업을 목표한 기술 인재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마이스터고 지정과 같은 해 리모델링을 마친 '자란글방'도서관은 본관 1층에 연면적 330.75㎡로 장서 2만 3343권·열람 좌석 80석을 보유 중이다.

 

특수목적고등학교 13년 차를 맞이한 평택마이스터고등학교. 이름에 걸맞는 다양한 교과 연계 ·자체 독서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하고 싶은 것 다해~”마이스터 자란글방 200% 활용하기

 

자란글방 최은주 사서교사는 “경기도교육청이 사서교사 배치를 위해서 노력했기 때문에 현재 경기도 학교 도서관은 전국에서 가장 잘 운영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양질의 도서관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해했다.

 

평택마이스터고등학교는 기존 연간 학교 운영비에 마이스터 운영비 약 1억 원을 추가 지원받아 타 학교에 비해 예산 여유가 있는 편이다. 특히 평택에서 별도로 지급하는 교육 운영비를 포함, 도서관에만 올해 약 4000만 원의 예산이 확보된 상황이다.

 

이를 기반으로 실시된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학생들의 지친마음을 달래줄 독서 치료 활동도 눈에 띈다.

 

 

그중 '읽는 약 처방 프로젝트'는 외로울 때·짜증 날 때·화날 때 등 그날 기분에 맞는 책을 처방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외로울 때는 사랑 관련 책을, 짜증 날 때는 위로의 책 등을 받은 학생들이 독후감을 써오면 과자선물을 주며 놀이식 독서를 유도한다.

 

1년에 4번 도서관련프로그램 시상도 자랑거리다. 가족사랑독후활동대회(5월)·여름방학독후활동대회(8월)·한글사랑독후활동대회(10월)·독서기록장우수자시상(12월)이 있다. 학생들은 각 월 주제에 맞는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해 상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불어라 책 바람(교육공동체 독서토론)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행사 ▲사랑과 존경을 배달해드립니다▲문학 자판기 행사 ▲가을맞이 독서주간 행사▲북 콘서트 등 매달 다양한 독서 행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자란글방 도서관이란 '집·쉼터·강의실'

 

 

이곳 학생들은 도서관을 두고 "집이자 쉼터이자 강의실이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집에서 안정을 취하듯이 도서관이 그런 존재"라면서 "자격증을 공부할 수 있는 쪽집게 전문교과 도서가 많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라고 입을 모아 자랑했다. 

 

최 사서교사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변화하는 삶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책”이라고 피력했다. 책을 ‘행복의 도구’로 생각하는 최 사서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런 경험을 온전히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불어라 책바람’ 프로그램은 그의 자랑거리다. 직접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교육공동체(학생·교사) 누구나 2명 이상 독서 모임을 만들어 도서관에 책을 신청·제공 받아 토론을 한다. 학생들은 원하는 책도 갖고, 친구-교사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일석이조 활동이다.

 

최 사서교사는 “지난해 12팀이 활동을 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올해는 한 달 만에 7팀이 신청했다”며 뿌듯해 했다.

 

 

작가를 실제로 만나 대화하는 시간도 있다. ‘작가와의 만남’시간에는 도서관과 창 하나를 두고 있는 북카페에 매번 30~40명의 학생들로 가득 찬다. 연 4회 이상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풀꽃시인' 나태주, '환경작가' 박경화, '웹툰작가' 김보통, '과학 전문기자' 강양구 작가가 다녀갔다.

 

올해는 재미난 말솜씨와 특유의 따듯함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나태주 작가를 비롯해 김동식, 은유, 김세희 작가가 예정돼 있다.

 

2학년 자동설비과 김태수(18) 군은 "평소에 제가 즐겨 읽었던 책의 작가님을 직접 보고,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질의응답했던 시간들이 저에겐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평택마이스터 고등학교 조영수 교장·김승원 교감

 

"자란글방, 학생들에게 큰 스승과 같은 역할 할 것"

 

 

올해 3월 부임한 조영수 교장은 자란글방이 아이들에게 큰 스승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장 공모제로 부임한 조 교장은 삼성반도체·삼성디스플레이에서 약 28년간 근무한 뒤, 교장 부임 전까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약 3년간 교수로 근무한 인물이다.

 

조 교장은 "우리학교는 책 읽기는 기본, 다른 학과들 국어·외국어 심지어는 과학까지 도서와 협력해 융합교육의 과정으로 운영한다"며 "이미 학생들에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잘 활용되고 있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그린스마트사업을 통해 문화 공연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확장시킬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장은 학생들에게 "전혀 걱정하지 말고 책을 열심히 읽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보통 사람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체하거나 좀 힘들지만, 독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마음의 양식과 같이 스스로의 생각·사상 등이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다"며 다독을 장려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김승원 교감은 "도서관 운영만큼은 진짜 전국적인 학교의 한 모델이 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자부했다.

 

김 교감의 자신감은 도서관의 각종 프로그램들이 그 근거다. 김 교감은 "여러 교과가 같이 협업하면서 융합 수업을 활발히 한다"며 "애들이 책 읽는 것을 딱딱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련 교과 책을 얼마나 많이 비치할지 흥미를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놀고 공부하는 공간이 있다면 살아가는 데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도서관과 독서야 말로 내적 역량을 향상시키는 그런 장소가 아닌가"라고 피력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