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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해피버스데이’
7월 6일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in 경주’ 참여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이 뾰족한 말에 베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심지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인 엄마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 상처는 더욱 깊게 남을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상연된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해피버스데이’는 사춘기 아이와 부모 사이 갈등을 상세하게 다룬 작품이다.

 

중학생 ‘유아’는 엄마 ‘성희’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정 당하고는 목소리를 잃었다.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르기까지 한 유아. 그 말은 유아의 목에 보라색 응어리를 남겼다.

 

학교 상담선생님의 권유로 방학기간 동안 성희와 잠시 떨어져 외가댁으로 가게 된 유아.

 

쌀쌀맞기만 한 성희와 달리 유아를 버선발로 뛰쳐나와 반겨주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오랜만에 만나 어색하지만, 내내 웃는 얼굴로 자신을 다독여주는 두 사람의 사랑에 유아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성희가 좋아하는 된장을 만들기 위해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와 메주를 빚던 유아. 메주에 핀 곰팡이처럼 누구나 이런 상처 하나 쯤은 있는 거라며 괜찮다고, 닦아내면 된다는 외할머니의 말은 유아뿐만 아니라 극을 관람하는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

 

 

유아는 성희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 놓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얘기와 어릴 적 성희가 썼던 일기를 동해 성희가 가진 상처를 알게 된다.

 

작품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대화에서 절정에 이른다.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유아에게 모질게 굴던 성희에 대한 연민이 생긴다.

 

유아의 자해로 이야기는 시작됐지만, 유아의 아픔 이전에는 맘껏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한 성희의 아픔이 있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역을 맡은 김정윤, 김지연 배우의 연기가 마음에 남는다. 인자한 표정과 따뜻한 말투에는 자식을 향한 사랑이 묻어난다. 극 후반부 두 사람의 연기에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도 많았다.

 

한편, ‘해피버스데이’는 내달 6일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in 경주’에 참여해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경주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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