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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61. 양평 미지산(彌智山) 용문사(龍門寺)

 
미지산(彌智山)은 경기도 양평군에 있다. 옛날에는 지평현에 속해 있었고, 미지산의 여러 사찰 중에 가장 큰 용문사가 있어서 지금은 용문산(龍門山)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지평은 고구려 때는 지현현(砥峴縣)이다가 신라 경덕왕 때 지평(砥平)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삭주에 소속시켰다. 고려 현종 때 광주에 편입시켰고, 고려 우왕(禑王) 때 유모 장씨의 본향이라 하여 지평현을 다시 설치하여 조선시대로 이어졌다.
 
다산 정약용은 경기도 내 여러 산을 다녀보고 "다른 산은 모두 산맥이 고단하고 지맥도 짧아서, 충만하고 깊고 웅장한 기운이 없다. 그런데 오직 용문산의 됨됨이는 크고 두텁고 중첩하여 암석은 여기저기에 모아져 있고 물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내려, 비록 기이하고 가파르고 정밀하게 빼어난 장관은 없으나 요컨대 모두 뼈와 살이 골고루 분포되고 재덕이 겸전하여, 교묘하기로 말하면 너무 교묘하거나 흐리멍덩하기로 말하면 너무 흐리멍덩한 금강산이나 덕유산과는 같지 않다"고 하였다.

 

 


세조 혜장대왕 때 용문사에서 범종을 크게 만들었는데, 불사가 매우 엄숙하였으며, 왕이 백팔 불주(百八佛珠)를 하사하여 삼보(三寶)로 보관하였다. 그런데 숙종 21년(1695) 음력 4월 12일 범종이 땀을 흘리며 저절로 울렸는데, 땀 빛깔은 약간 노랗고 소리는 마치 벌떼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같았다. 다음 날부터 17일까지 서리가 내리고 날씨가 서늘한 기상이변이 나타났다.
 
용문산에는 특산물로 네 가지 나물이 있는데 그중 세 가지가 취, 신감채, 산개가 있다.

 
‘취(翠)’라는 나물이 있는데, 잎이 둥그스름하면서 뾰족하고 지름은 세 치 정도에 등은 흰색이며 국거리로 좋다. 그중 ‘곰취’는 잎이 취보다 세 배 크고 둥그스름하지만 그다지 뾰족하지는 않고 마치 말발굽 같아서 ‘말굽 나물’이라고도 불린다. 날것으로나 삶아서 밥을 싸먹기에 좋은데 입안에 향내가 가득하다. 원나라 양윤부의 ‘난경잡영’에 "참으로 맛난 고려 나물을 다시 말하자니, 산 뒤의 향기로운 버섯을 모두 가져오고파"라 하고, "고려 사람들은 생채로 밥을 싸서 먹는다"라고 하였으니 이 풍속은 참 오래된 것이다. 잎이 얇은 취는 ‘눈소(嫩蔬)’, 곰취는 ‘향소(香蔬)’라고 하고, 통틀어 ‘눈향소(嫩香蔬)’라고 한다. 용문산 취나물은 유명세가 대단해서 경기도와 강원도의 산봉우리도 용문산이 보이는 곳이라야 거기서 난 취가 향기롭고 먹을 만하다고들 한다.
 
‘신감채(辛甘菜)’란 당귀 줄기로 늦봄에 저절로 돋는 것도 절여서 먹거나 부쳐 먹을 만하지만 한겨울 토실 속에서 불을 때서 키운 것이 으뜸이다. 입춘이 되기 50일 전에 토실을 만들고 씨를 뿌려, 하루에 숯 서너 되 정도를 은은하게 때다가 점점 싹이 나는 것을 보아서 차차 숯의 양을 더해 준다. 입춘 4~5일 전이면 은비녀같이 하얀 빛을 띤 싹이 자란다. 베어서 보드라운 종이로 싸고 공복(公服)을 갖추어 입고 네 상자를 포장하여 진상하고, 남은 것을 꿀에 찍어 맛보면 그 향미가 최고이다.
 
또 자생하는 ‘산개(山芥)’가 있는데, 이른봄 눈이 녹을 즈음에 뿌리째 캐다가 그 싹과 잎을 따서 한 사발 정도의 끓인 물에 넣고 뚜껑을 덮고 밀봉하여 따뜻한 방에 두었다가 잠시 후 마시면 강렬한 향이 코를 뚫어 주니, 나물 중에서 선품(仙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고기를 물리도록 먹은 뒤에 산개 절임을 먹어야 맛이 좋은 줄을 알 수 있으니 귀한 사람에게나 어울리지, 풀만 먹는 산에 사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나물이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다가 지팡이를 꽂아서 자란 것이라는 전설이 잘 알려져 있다. 언젠가 누군가가 쓴 글에서 은행나무가 주변의 재래식 변소에서 영양분을 흡입하기에 퍼낼 일이 없다고 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