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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덕동초 ‘글샘터 도서관’, ‘꿈 나무’ 그늘 아래 걸터 앉아 독서 삼매경

연면적 202㎡‧장서 2만 8607권‧열람석 50석 보유
시의 아름다움 가르치기 위해 교사들 발 벗고 나서
학부모봉사동아리 ‘책꿈맘’, 금요일마다 그림책 읽어줘
“독서는 책 속 인물과 대화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

 

평택시 비전동에 있는 덕동초등학교는 1995년에 설립된 개교 27년 차 학교다. 현재 737명의 학생들이 미래를 향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덕동초의 도서관 이름은 ‘글샘터 도서관’이다. 학생들의 즐거움과 웃음이 샘솟는 꿈의 도서관이 되길 바라는 덕동초의 소망이 담겨있다.

 

글샘터 도서관은 연면적 202㎡에 장서 2만 8607권과 독서를 위한 열람석 50석을 보유하고 있다.

 

글샘터 도서관의 특징은 도서관 한 곳에 마련된 ‘꿈이 열리는 나무’다. ‘꿈이 열리는 나무’는 나무가 그려진 벽면과 계단식으로 구성된 열람 공간이다. 학생들은 나무 그늘 아래로 소풍 온 듯 열람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함께 독서를 즐긴다.

 

6학년 김나연 양(13세)은 “글샘터 도서관은 친구들과 웃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쉼터’같은 공간”이라며 “‘꿈이 열리는 나무’에서 친구들과 함께 가장 재미있는 책을 찾아 읽는 재미가 있다”고 자랑했다.

 

6학년 엄지연 양(13세)은 “도서관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어 꽃이 핀 산길에서 친구들과 뛰어 노는 것 같다”며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노는 것 보다 글샘터 도서관을 방문하는게 더 즐겁다”고 말했다.

 

 

친절하고 재미있기로 소문난 최수진 사서는 지난 2019년부터 덕동초에 부임해 3년 동안 학생들을 사랑으로 돌보기 위해 여념이 없다.

 

최 사서는 “도서관을 자주 방문하던 학생이 선물이라면서 저를 캐릭터로 그려줬다”며 “사랑 고백을 받은 것만큼 정말 기쁘고 행복한 기억이다”고 술회했다.

 

독서에 대한 무한 애정만큼이나 학생들을 아끼는 마음도 드러냈다. 최 사서는 “독서란 전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을 갖게 해주고 몰랐던 것을 알게 해주는 ‘연습’이다”며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연습을 할 수 있는 독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글샘이의 동시여행”, 시와 친구가 되는 시간

 

글샘터 도서관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마다 ‘글샘이의 동시여행’을 진행한다. 최 사서는 아침독서시간에 동시 2편을 낭독하고 학생들에게 시의 운율과 함축된 아름다운 내용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동시여행 시간에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라’ 행사를 진행한다. 교사 중 한명이 동시를 낭독하면 최 사서가 이를 녹음하고 행사 기간 중 아침 독서시간에 방송으로 재생한다. 학생들은 녹음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맞히기 위해 자연스럽게 낯선 시문학에 집중한다.

 

5학년 김이현 양(12세)은 “‘글샘이의 동시여행’ 시간에 시를 낭독한 교사를 맞추면 평소에 빌릴 수 없던 만화책을 대출할 수 있는 ‘특별대출증’을 받을 수 있다”며 “얼굴을 보지 못한 체 목소리의 주인공을 맞추는 이벤트로 학교 교사들과 더 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5학년 이건희 군(12세)는 “아직까지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라’ 행사에서 시를 낭독한 교사를 맞추지 못했다”며 “이번 달에는 꼭 맞혀서 ‘특별대출증’을 받고 싶다”고 글샘이의 동시여행에 열정을 보였다.

 

최 사서는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시와 문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시에 대해 설명해주고 또 직접 시를 창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특별히 올해는 학생들의 창작시를 모아 동시집을 발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 학생들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 “책꿈맘의 그림책 읽어주기”

 

글샘터 도서관은 덕동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학부모 봉사동아리 ‘책꿈맘’을 운영하고 있다. 책꿈맘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아침독서시간마다 교실로 들어가 준비한 그림책을 읽어준다.

 

 

책꿈맘 회원들은 책을 읽어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위해 재미있는 그림책을 선정한다. 또 회원들은 매일같이 만나 학생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구연과 연기를 연습한다.

 

5학년 허지민 양(12세)는 “덕동초에 처음 입학할 때부터 책꿈맘 회원들이 그림책을 읽어줘 매주 금요일이 가장 기대되는 날이다”며 “엄마가 책을 읽어주듯 좋은 목소리로 구연을 해줘 편안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최 사서는 “사서로서 학생들이 독서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교사와 학부모 모두와 함께 어울리고 즐겁게 교육받을 수 있는 덕동초가 되도록 교육환경을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글샘터 도서관의 감동과 위로를 주는 훌륭한 책들로 학생들을 옳은 길로 인도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성장해 각자의 가슴에 품은 소망을 세상에서 펼칠 때 까지 덕동초 학생들을 보살피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사서는 “덕동초에 부임한 후 도서관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 3년은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하다”며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행복했던 도서관에서의 추억과 마음 따뜻한 사서를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터뷰] 장은경 평택덕동초등학교 교장

“독서는 자기 자신을 위한 최고의 투자”

 

 

“책 속의 인물과 끊임없이 교감할 수 있는 ‘대화의 창’.”

 

지난해 9월 덕동초에 처음 부임한 장은경 교장은 “독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역사의 위인이나 소설 속 인물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책과 마주하고 대화해 얻는 경험은 덕동초 학생들이 앞으로 풍요롭게 살아갈 미래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임한지 1년이 채 안됐지만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미래를 위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 교장은 “독서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을 위한 최고의 투자”라며 “덕동초 학생들이 글샘터 도서관을 방문해 책 한권 한권과 친해진다면 지혜로운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학생들이 꾸준히 독서를 이어가길 당부했다.

 

끝으로 장 교장은 “글샘터 도서관은 학교를 방문하면 맨 처음 만날 수 있도록 1층 중앙 현관에 위치해 학생 어느 누구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듯 도서관을 방문해 즐거운 책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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