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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둘러싼 산의 모습들…수원시립미술관 ‘먼 산을 머금고’

수원에서 청장년기를 보낸 원로작가 박영복·이선열·권용택
출향 후 자연 속에서 그려낸 작품 조명
회화, 한국화, 입체(돌그림) 등 최근작 중심 46점 선봬
9월 12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에서 청장년기를 보내고 출향해 자연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 3인의 전시가 열렸다.

 

수원시립미술관(관장 김진엽)이 지난 19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막한 기획전 ‘먼 산을 머금고’는 원로 작가 박영복, 이선열, 권용택을 소개한다. 회화, 한국화, 입체(돌그림) 등 세 작가의 최근작들을 중심으로 46점을 선보인다.

 

 

수원에서 태어난 박영복은 회화를 중심으로 굳건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1990년대 중반까지 수원에서 작가이자 교육가로 활동하다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도심을 벗어나 강원도 평창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이번 전시에서 박영복은 온갖 꽃과 풀, 높고 낮은 언덕과 계절이 함께 어우러진 정감 가득한 풍경을 담아낸 ‘일상일기’(2022) 시리즈를 선보인다.

 

‘일상일기 (달빛 Ⅱ)’에는 새하얀 달빛이 가파른 산 위로 내려앉아 있다. 이러한 풍경들은 작가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대상이다. 깊고 짙은 밤, 달빛이 비친 산의 모습은 몽환적으로 처리돼 작가 특유의 잔잔한 정서의 조형화가 돋보인다.

 

 

수원지역 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후학 양성과 창작활동을 병행해 온 이선열은 2008년 교편을 내려놓고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수려한 산수 풍광을 자랑하는 평창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작가는 우리나라 명승지와 자연, 특히 산의 정취를 맑고 연한 담채로 표현해왔다. 그가 오랜 시간 몰입해온 산수화는 눈에 보이는 경치를 단순히 묘사하기보다,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과 태도를 반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재료인 화선지와 먹으로 그린 작품을 비롯해 도판(도자 패널)과 청색 안료를 자유롭게 혼용해 제작한 ‘설악’(2021) 등을 함께 소개한다. 화폭을 가득 채운 산맥의 능선과 푸른 석벽이 겹겹이 둘러있는 계곡은 우리나라 산하의 흥취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수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권용택은 1990년대 국내외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수원에서 시민사회운동과 환경운동에 참여했다. 이러한 경험을 녹여 생태적인 작품으로 나아갔다.

 

권용택은 평창 이주 후 작업실 주변에 즐비한 돌(청석)의 굴곡진 틈새를 보며 장엄한 산맥과 힘차게 휘감아 도는 강줄기를 포착했다. 작가는 그 굴곡 위에 우리나라 산하를 그려내는 작업에 천착했다. 자연 생태계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가시화한 ‘백두대간’(2022) 등의 신작을 전시에서 선보인다.

 

김진엽 관장은 “1970년대 수원미술계에 등장한 청년 작가였던 세 원로 작가가 자연 속에 체류하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을 통해 고요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움직임으로 가득 찬 풍경을 만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 12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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