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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북아로 확대되는 미-중‧러 전선

미‧중‧러 국내 리스크, 한국 영향 예의 주시해야

  • 등록 2022.08.05 06:00:00
  • 13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한국 등 아시아를 방문중이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이틀간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회장 등을 만났다.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에서 미·중 관계에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앞서 미·중 양국은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해역에 항공모함을 띄우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에도 4일부터 사흘간 대만을 둘러싼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미국과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중국의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려 한다면 대만을 방어한다는 입장이다.

 

2010년대 이후 중국의 굴기(崛起)가 가속화하고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중‧러 대립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신냉전 구도’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만으로도 유럽을 포함 전 세계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공급망 교란으로 공포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대만해협으로 신냉전의 전선이 확대, 점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초강대국이라도 동시에 두개 이상이 전선이 형성되면 역내에 그만큼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 가을 3연임을 확정하는 제20차 중국 공산당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있다. 대만 통일은 중국 공산당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그런데 중국은 최근 국내 경제 여건이 예전 같지가 않다. 올해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코로나19 봉쇄와 고물가, 투자·소비의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 올 연간 목표 성장률 5.5%는 물론 5%대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시 주석이 이런 국내 상황을 대만 문제로 시선을 돌리는 강수를 둘 수도 있다. 

 

역시 40여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 위기를 맞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있다. 미‧중 두 나라의 내부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서방권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내부 사정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정치사를 보면 강대국의 경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체제가 위협을 받을 때 국가간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더구나 지금 세계는 1차 산업혁명(증기기관 발명)때처럼 고용과 저물가를 동시에 충족하며 모든 나라가 동반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다. 

 

미-중‧러 갈등이나 ‘보호무역주의‧자국우선주의’ 재현도 이런 시대사적 흐름과 관련돼 있다. 경제안보와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 어떻게 불똥이 튈지 모른다. 

 

정부의 국제정세 파악과 대외전략에서 조금의 빈틈도 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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