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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이 우리의 미래] 인프라·글로벌·멘토링 등…경기도, 관행적으로 쓰는 외국어도 다수

‘도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특정감사’ 그 후 ②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특정감사’를 진행하고, 주요 순화 용어 78개를 발표했다. 또한 일회성 감사에 그치지 않고자, 정기 감사제도 정착 등 올바른 공공언어를 쓰기 위한 중장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 도의 공공언어 사용 실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경기신문이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바꾸겠다” 했는데…도 보도자료, 여전히 ‘외국어·한자어’ 투성

② 인프라·글로벌·멘토링 등 관행적으로 쓰는 외국어도 다수

③ ‘스타트업 M&A 교육’·‘DMZ정책과’…사업·부서명 외국어 먼저 다듬어야

④ “국어책임관 1명으로는 한계…팀 수준으로 조직 확대해야”

<끝>

 

 

경기도(이하 도)가 지난해 우리말로 순화해 쓰기로 한 78개 단어 외에도 도 보도자료에는 신규 외국어와 로마자가 적잖이 쓰이고 있었다.

 

경기신문이 올해 도에서 낸 5~6월 보도자료 690개를 조사한 결과, 순화가 필요한 문서 315개가 발견됐다. 순화가 필요한 단어의 기준은 국어문화원연합회 누리집 ‘쉬운 우리말 쓰기 사전’을 참고했다.

 

315개 문서 중 잘못 사용된 공공언어는 690개로, 이 중 외국어가 652개로 94%를 차지했고 로마자가 38개로 5%를 차지했다. 

 

한자어와 한자는 나오지 않고, 외국어와 로마자만 나온 이유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전’이 외국어 용어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쉬운 우리말이 있는 데도 불필요하게 쓴 외국어 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인프라’였다. 인프라는 기반, 시설로 바꾸어 쓸 수 있다.

 

다음으로는 ‘글로벌’이 많이 쓰였는데, 이 단어 역시 ‘세계·세계적·국제·국제적·지구촌’ 등으로 충분히 바꾸어 쓸 수 있음에도 관행적으로 쓰는 외국어이다.

 

이어 매칭(맞춤, 연결, 연계, 대응)→이벤트(기획 행사, 행사)→비즈니스(사업, 업무)→테스트(시험, 실험)→트렌드(유행, 흐름, 경향)→부스(관, 공간)→멘토링(상담, 지도)→바이오(생명, 생체) 순으로 많이 쓰였다.

 

 

로마자는 SMS(문자), CEO(최고 경영자), 3D(3차원, 입체), TF(전담반, 전담 조직, 특별 전담 조직, 특별팀, 전담팀) 등이 자주 쓰이는 불필요 단어로 나타났다. 

 

SMS는 자연재난과가 6월 발생한 ‘호우 대처 상황보고’에서 반복해 썼는데, 의아한 건 같은 과에서 낸 ‘폭염 대처 상황보고’에서는 우리말로 순화한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공무원의 노력 여하에 따라 쉬운 우리말을 정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왜냐하면 이 같은 상황보고 문서는 보통 비슷한 양식에 숫자 등만 바뀐다. 때문에 의식 있는 작성자가 한 번만 수정해도 결과가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서 또는 과별로 살펴보면, 신산업·투자·유치·관광·콘텐츠 등과 관련한 업무를 하는 곳이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빠른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신조어 등이 많이 유입되는 탓으로 보인다. 

 

백경미 한양대 한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은 “어려운 외국어나 한자어를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자 할 때에는 국립국어원 누리집의 ‘다듬은 말’이나 국어문화원연합회 누리집 ‘쉬운 우리말 사전’ 등을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유입되는 외국어나 신조어 등은 아직 대체 표현이 정해지 않았거나 규범 표기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따라서 이런 경우는 국립국어원 누리집 ‘온라인 상담’이나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을 비롯한 전국 국어문화원에 문의하여 보다 쉽고 바른 표현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문서는 공공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소통 통로로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한 번 작성되고 나면 그 파급력이 매우 크므로 공공기관 종사자가 공문서를 작성할 때 쉬운 우리말 표현으로 바꿔 쓰도록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쉬운 우리말 쓰기 특별취재팀 / 유연석·배덕훈·정경아·강현수 기자 ]

 

※ ‘우리말이 우리의 미래’는 경기신문, 문화체육관광부, 국어문화원연합회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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