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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형상이 가진 의미

영은미술관 김석호 개인전 ‘인상(人狀)풍경’
인물·물체의 ‘형상’ 그 자체에 주목
서로 다른 공간 혼재된 풍경화

 

인간의 형상, ‘인상(人狀)’을 주제로 작업해온 김석호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경기 광주 영은미술관이 지난 13일 개막한 전시 ‘인상(人狀)풍경 Landscape of figure’은 김석호 작가의 구작인 인물화부터 수많은 조각이 만들어낸 풍경화까지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작가는 활동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표류하는 자아, 정체성’을 주제로 꾸준하게 작업해 왔다.

 

이 초상화 속에서 ‘인상’은 휘몰아치는 머리카락과 정적인 표정으로 나타난다. 상반된 두 모습은 화포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충돌하며 갇혀 있다. 여기에 부식된 듯한 인물 표현으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상 그 자체가 가진 형상에 의미를 두는 작업을 선보인다. 실존 인물을 해석하고, 그것을 재현한 것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작가는 작가로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며 다른 작가의 표현방법을 관찰하고 모작하며 연구했다.

 

“상징적이거나 우상화되어있는 유명한 조각이 아닌, 명명되지 않은 유사한 형태의 조형물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장식품으로써의 조형물들을 조합하고 이를 하나의 풍경으로 재구성하였다.” (작가노트 중에서)

 

‘인상 풍경’은 그렇게 여러 연구방법을 거치며 시작됐다. 작품의 소재는 어디서, 누가, 무엇을 재현한 것인지 불분명한 인간 형상 조각이다. 그리는 대상의 ‘모호함’은 기존 인물 연작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기도 하다. 그림 속 ‘인상’들은 어떤 인물이라기보다 형태 그 자체가 중요한 존재들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그리는 대상이 가진 가치를 넘어, ‘형상’만으로 값어치를 부여했다. 또한 이런 존재로 현재 자신을 둘러싼 ‘풍경’을 그려냈다.

 

 

“이태원의 엔틱가구 거리에는 접시와 샹들리에, 그림과 조각에 이르기까지 해외의 다양한 물건들을 수입해온다. 가게 내‧외부를 어지럽게 디스플레이 해놓은 모습은 낯선 오브제들로 구성되어있다. … 멋진 공간을 구성하지만 궁금해하지 않는다. 한쪽 편에는 시멘트로 찍어낸 듯한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의미 없는 조각들은 그저 매력적인 형태로 가치를 매겨진다.” (작가노트 중에서)

 

작가의 작업실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태원에 위치한다. 인물 조각상을 비롯한 이국적인 물건들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며, 이태원이라는 장소성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물건의 의미를 따지기보다는 형태만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의 분위기만을 소비한다.

 

 

작가는 자신이 속한 이 풍경 속 물건들을 그림의 주제로 삼아, 여러 장소의 다양한 이미지를 화포 안에 담아냈다. 완성된 그림은 실제 존재하는 것들을 그렸지만, 실존하지 않는 풍경화가 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는 정지된 화면 안에 서로 다른 공간의 물건과 이미지를 재배치해 자신만의 풍경화를 만들어 내며, 그리는 대상과 실제의 모습을 혼재시켜 환상적인 환영을 제공한다. 이것이 관람객들의 풍부한 감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9월 18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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