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당내 의원들 중심으로 ‘권성동 원내대표 및 지도부 사퇴론’이 터져 나오며 내홍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타개할 국민의힘의 선택지는 “아무것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29일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두고 “국민의힘은 점입가경 일파만파로 악화돼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촌평했다.

최 원장은 “적당한 미봉책이나 수습책으로는 오히려 사태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에 도달한 것”이라며 “초반에는 이준석이 문제의 중심이었다면 시간이 지나며 권성동으로 핵심이 옮겨졌다”고 말했다.

신율 정치평론가는 권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물러날 방법이 없다. 당장 권성동이 물러나게 되면 국민의힘 지도부가 완전한 공백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평론가는 “이 전 대표는 (윤리위 징계로) 없고, 주 비대위원장은 직무 정지당했고, 거기에 권 원내대표까지 당장 그만둬 버린다고 해도 원내대표를 뽑는 건 최소 2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퇴론이 나올 수 있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그 이후 마땅한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권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새 비대위 출범 이후 거취는 알아서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나는 출구 전략으로 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장 사퇴나 백기투항을 해버리면 친 윤 세력이 갑자기 외소화되고 이준석에 완패 당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겠나”라며 “그렇게 되면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 또한 애매해질 수 있어 우회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비대위 출범’이 결정된 가운데 재차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연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이 전 대표를 두고 전문가들은 ‘비윤(非尹) 세력화 구축’의도가 드러난다고 바라봤다.

최 원장은 “이준석의 목표 방향은 친 윤을 벗어난 비주류의 강력한 세력화”라며 “유승민을 밀어서 당 대표를 만들면 공천권을 얻을 수도 있고, 여론도 좋지 않으니 (이 전 대표가) 창당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준석과 유승민은 큰 흐름상 같은 곳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평론가는 “이준석은 자기가 당 대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고 계속 싸울 것이고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지위를 박탈하려는 싸움”이라며 “국민의힘의 분란을 해결하기 위한 답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