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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신앙(信仰)과 인생(人生)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 남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 남을 희생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세계에 대한 자신의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렇게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확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신앙뿐이다.

 

  종교 없이 도덕을 세우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식물을 옮겨 심으면서, 마음에 들지 않고 쓸모없어 보이는 뿌리를 잘라버리고 뿌리가 없는 식물을 땅에 꽂아 놓는 것과 같다. 뿌리가 없는 것은 진짜 식물이 아닌 것처럼, 종교적 기초가 없는 것은 결코 진정한 도덕일 수 없다.

 

한 사제가 착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농부의 고해를 받으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느님을 믿느냐고 물었다.


“믿지 않습니다,” 농부가 대답했다.
“어째서 신을 믿지 않습니까?”
“신부님, 만일 제가 신을 진정으로 믿고 있다면 이런 식으로 살아갈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맨날 나만 생각하고 먹고 마시는 것만 생각하고, 형제들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


모든 사람들이 이 농부처럼 신앙을 이해하고 예수의 말씀을 믿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앙에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믿는 것으로, 이런 신앙은 수없이 많다. 다른 하나는 자신과 자신을 이 세상에 보낸 자의 관계를 믿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신을 믿는 것이며, 이 신앙은 모든 사람에게 오직 하나이다.

 

인간은 무엇이 되었든지 필연적으로 무엇인가를 믿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자기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실험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때 절대 존재를 생각한다면 이게 바로 신앙이다. (조헌정)

 

  사람들은 이해하기 쉬운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뭔가 이해하기 어렵고 중대한 것이야말로 위대하다고 느낀다.

 

인간은 자신이 해야 할 행위에 대한 가장 확실한 지침으로서, 경전(經典)이 주는 가르침의 기준을 가져야 한다. 이때 선장이 지도와 나침반만 전적으로 믿고 나아가듯이, 눈에 보이는 현상을 따라 이리저리 방향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

 

  “너 할 것을 어서 하라”고 하는 재촉에는 ‘나는 너를 끝까지 믿는다. 네 속에 하느님의 씨가 있는 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너를 사랑한다.’ 라는 뜻이 있다.


  만일 이 세상이 악한데도 망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무한히 용서하며 무한히 참으로 믿는 마음이 하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속는 길이라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많을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그것을 믿으려고 한다. 영원한 생명을 믿지 않으면 몰라도 믿는 이상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나는 믿는다. (함석헌)/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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