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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믿음은 의심으로부터

 

  의심해 보는 것은 신앙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견고하게 한다.  

 

불신은 사람이 무엇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가 믿지 않는 것을 믿고 있다는 뜻이다. (마르티노)

 

  이따금 영혼의 삶을 믿지 않게 될 때가 있다. 이것은 불신이 아니며, 그때 우리는 육체의 삶을 믿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명은 영혼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갑자기 죽음이 두려워질 때가 있다. 그것은 무언가로 인해 머리가 멍해져서, 또다시 육체의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믿을 때 흔히 일어나는 일로, 마치 연극을 열심히 관람하고 있는 사람이 무대 위의 세계를 현실로 생각하고 그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과 같다. 인생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러한 환각의 순간에도 신앙이 바른 사람은, 자신의 육체적 생명 속에 사는 것은 결코 자신의 진정한 생명의 행복을 빼앗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영혼이 침체에 빠지는 시기에는 자신을 환자로 생각하며, 가능한 한 조용히 있는 것이 중요하다. 

 

  현자는 가장 좋은 정신 상태에 있을 때도 회의를 품는 수가 있다. 자유자재로 의심할 수 있는 것은 신앙의 기초를 이룬다. 참된 신앙에는 언제나 회의가 따른다. 만일 내가 의심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신앙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소로)

 

  하느님으로부터 먼 사람은, 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만으로 신의 존재 또는 비존재를 믿고, 남이 하는 말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다.

 

  육체를 물질적으로 지탱해주는 것(예컨대 음식물과 물 같은 것)이 없으면 정신생활도 있을 수 없다고 해서, 인생을 정신의 힘이 아니라 물질의 힘으로 설명하거나 영혼과 육체를 합친 힘으로 설명하는 것은, 마치 증기 기관차의 움직임을 증기의 힘으로 설명하지 않고 증기를 수시로 실린더 속으로 보내는 밸브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것이다.

 

  물론 밸브가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면 증기도 증기기관에서 실린더로 적절하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밸브만 해도, 역시 증기의 힘으로 축이 회전해 개폐되지 않으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영혼과 육체의 관계를 피상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마법의 고리는 이상과 같은 것이다. 그들은 자주 마법의 고리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이원론(二元論)에 빠지거나, 물질을 생명의 유일한 근거로 인정함으로써 그 고리에서 벗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표도르 스트라호프)

 

  신성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속에 살며 쉬지 않고 그 본원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세네카)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이치를 깨달았을 때 너는 비로소 상주불변(常住不變)의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부다)

 

  영혼은 보이지 않지만, 영혼만이 모든 것을 본다. (탈무드)

 

  영적인 것이 육체적인 것을 이끄는 것이지 결코 육체적인 것이 영적인 것을 이끄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개조하려면 육적인 자신이 아니라 영적인 자신을 먼저 개조해야 한다.
 
  돈을 집어내어 던져야만 불어날 수 있는 것같이 종교도 부단히 낡은 기구를 내버리고 새로워져야만 영원히 불변할 수 있다. 종교는 구슬이 아니다. 씨다. 썩어서 새싹으로 나와 자라서 열매 맺어 퍼져나가야 할 것이다.

 

  눈을 뜨는 사람은 푸른 연한 잎새를 볼 터이요, 그것을 보는 사람은 여름이 오는 줄을 알 수 있는 것 같이 맘의 눈을 뜨는 사람은 시대가 달라짐을 볼 것이요, 이 시대가 달라져가는 징조를 보면 새 종교가 오리라는 예감을 아니 가질 수 없을 것이다. (함석헌)/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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