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여야 ‘네 탓’ 공방 한심

안보 이슈 ‘정쟁 도구화’는 국가·국민에 대한 배신

  • 등록 2022.09.27 06:00:00
  • 13면

지난 2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논의해도 시원찮을 여야 정치권이 서로 상대 당에 책임을 돌리는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이 벌이는 안보 이슈의 ‘정쟁 도구화’는 국민에 대한 추악한 배신이다. ‘국가안보’, ‘국민 안전’마저도 정쟁의 먹잇감으로 삼는 이 천박한 정치풍토는 즉각 혁파돼야 한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600여㎞, 고도 60여㎞, 속도 약 마하5로 탐지됐다. 군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에 무게를 두고 이 미사일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순항미사일 발사 후 한 달여 만이자 지난 8일 전술핵 선제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미국 국무부는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사의 질의에 “북한 주변 국가 및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면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들어 높은 빈도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북한 미사일 발사로 가장 위험한 처지에 놓인 한국의 정치권 반응은 중구난방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거듭되는 북한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참사’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최근 공개된 김 위원장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의 일부 내용을 언급하며 “‘외교 참사’를 넘는 ‘외교 농락’”이라고 맹비판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완벽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해 최선의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임 대변인은 “정부가 출범하고 벌써 다섯 번째 (북한의) 무력 시위”라며 “그러나 윤 정부의 대북정책은 구호만 난무, 조금의 진척도 없다”고 저격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17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도 벌써 5번째 도발이다. 지난 6월 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한꺼번에 발사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13일째인 이날 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석’이나 ‘분석’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담보할 확실한 ‘안보 대책’이다. 전 정부의 실책 때문에 북한이 도발을 거듭하고 있다거나, 구호만 앞세우는 현 정부의 잘못이라는 식의 ‘남 탓’ 공방은 어이없고 황당하다. 불이 타오르는 화재 현장에서 당장 소화기를 들고 나서기는커녕 화재 원인이나 따져 남의 허물이나 캐내자고 덤비는 꼴과 뭐가 다른가. 국민의힘은 엄연한 집권당이고, 민주당은 막강한 원내 1당이다. 의무는 나 몰라라, 책임은 남에게 떠넘기고, 공(功)만 가로채려는 후안무치한 위정자들이 득실거린 나라의 말로가 역사 속에서 어땠는지를 철저히 반추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마주 앉아 나라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토론하고 결단할 때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