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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만나는 파리의 ‘아름다운 시절’

국립현대미술관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문화·예술적으로 부흥했던 19세기 말~20세기 초 파리 구현
이건희컬렉션 중 피카소 도자 90점 비롯해 총 97점 출품
고갱·달리·모네 등 거장들의 관계 살펴
‘피카소 도자 에디션’ 대표작들 선봬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프랑스가 문화·예술적 번영을 누렸던 아름다운 시절, ‘벨 에포크(Belle Epoque)’.

 

당시 파리는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국제 미술의 중심지였다. 프랑스 국적의 고갱, 르누아르, 모네, 피사로를 비롯해 스페인 출신의 달리, 미로, 피카소, 러시아 출신의 샤갈 역시 파리에서 활동했다.

 

지난 21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막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혹은 동료로 만나 서로를 응원하며 20세기 서양 미술사를 함께했던 이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건희컬렉션’으로 기증 받은 1488점 중 고갱, 달리, 르누아르, 모네, 미로, 샤갈, 피사로의 회화 7점과 피카소의 도자 90점을 만날 수 있다. 기증 1주년 기념전에 출품됐던 모네를 제외하고 모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전시는 8인의 작가가 동시대 파리에서 활동했던 점에 착안해 공간을 조성했다. 작품으로 둘러싸인 원형전시실 중앙에는 가로등과 의자가 놓여 있어 마치 파리의 어느 노천카페에 앉아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자동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는 조명을 더해 파리의 흐린 날씨를 떠올리게 하고, 작품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다만, 시시각각 변하는 조도로 사진을 찍을 때는 시간을 잘 맞춰야한다.

 

작품은 작가들이 맺었던 다양한 관계에 맞춰 배치됐다. 회화 간, 회화와 피카소의 도자기 간 연계되는 지점들을 강조했다.

 

▲피사로와 고갱: 스승과 제자로 만난 파리의 두 거장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우정과 존경으로 서소를 빛낸 거장들 ▲피카소, 미로, 달리: 파리의 스페인 화가들과 에콜 드 파리 ▲피카소와 샤갈: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낸 거장들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각각의 작품을 따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작가들의 관계와 비슷한 주제·소재로 작업된 작품들을 비교해 살피면 더욱 흥미롭다. 가령 미로와 달리가 피카소를 만나기 위해 파리를 처음 방문했다는 점을 알고, 사람과 새가 있는 밤의 풍경을 추상화한 미로의 ‘회화’(1953)와 인물과 새를 주제로 한 피카소의 도자 작품을 함께 보는 것이다.

 

특히, 기증받은 이건희컬렉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피카소의 도자는 1948~1971년 제작된 ‘피카소 도자 에디션’을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피카소는 도자에 판화 개념을 도입해, 그의 관리 하에 마두라 공방의 장인들이 제작하는 방식으로 도자를 생산했다. 총 633종이 각 25~500개씩 만들어졌다. 도자 뒷면에 제작 방식 및 수량이 표기돼 있다.

 

전시를 기획한 전유신 학예연구사는 “도자를 생활이 아닌 예술작품으로서 대량 생산한 것은 피카소가 처음”이라며,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에 내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피카소의 생각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진행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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