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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암매장지서 시굴 사흘 만에 희생자 치아·단추 발견

진실화해위, 현장 유해 시굴 조사 결과…치아 20개, 단추 4개 발굴
인권침해 사건 중 첫 사례…종합적인 조사 결과 10월 발표 예정

 

일제강점기부터 아동·청소년 인권유린이 자행된 선감학원에서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들의 유해와 유품이 처음 발견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9일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희생자의 유해 매장 추정지를 시굴한 지 사흘 만에 당시 수용된 아동의 치아와 유품 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37-1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봉분 4기를 발굴해 선감학원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20개 이상과 단추 4개 이상을 찾았다.

 

시굴 작업을 맡은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은 “선감도의 토양이 산성인데다 아동 유해는 뼈 삭는 속도가 빠르다”며 “선감학원 사건이 40년 지난 시점에서 암매장 신빙성을 뒷받침할 치아와 단추 등 유품이 발굴된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유해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시굴 작업으로 유해 매장지로 추정됐던 4개 봉분에서 모두 희생자의 치아와 단추가 발굴됐다. 봉분 30호(치아 5개)와 71호(치아14개·단추3개) 및 75호(치아 1개) 등이다. 

 

진실화해위는 “이번에 발굴된 단추는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확인한 결과 선감학원 수용 당시 입었던 원생들의 복장에 달린 단추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유해와 유품은 인류학적 감식을 통해 성별과 나이, 사망 시점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시굴 조사에서 아동들의 유해와 유품 일부가 발견된 만큼 진실화해위는 국가와 해당 지자체인 경기도에도 전면적인 유해 발굴을 권고할 계획이다. 

 

 

선감학원은 1982년 폐원될 때까지 최소 4691명의 원아들이 수용됐다.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13세 이하 아동이 85.3%, 10세 이하 아동도 44.9%나 수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27일부터 선감학원 피해 신청인 190여 명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원생들이 구타와 영양실조 그리고 섬 탈출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사망했고, 이번 유해 매장지를 비롯해 6곳에 암매장됐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2018년 도는 유해 발굴을 위한 사전 조사를 통해 유해 150여 구 정도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피해자 안영화(71)씨는 “당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연료를 운반하거나 기합을 받고 매를 많이 맞았던 것”이라며 “기억이 오래돼 자리가 어딘지 정확하진 않지만 동료들을 직접 이곳(선감묘역)에 묻은 건 확실하다”고 증언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이번 시굴에서 나온 유해와 유품을 통해 선감학원 원생을 암매장했다는 증언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유해와 유품에 대한 세부적인 감식 결과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종합적인 진실규명 결과를 10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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