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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영화] 장애·성(性)·존엄사…불편해도 마주해야 할 질문들

 

나를 죽여줘

장르 : 드라마

감독 : 최익환

출연 : 장현성, 안승균, 이일화

 

“독립하고 싶어. 나도 보통 사람처럼 살고 싶어.”

 

보통의 일상이 간절한 소망인 이들이 있다. 영화 ‘나를 죽여줘’는 선천적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와 유명 작가였지만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 ‘민석’이 서로에게 특별한 보호자가 돼주는 이야기를 그렸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며 현재를 키우고 있는 민석. 그는 현재가 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며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성(性)에 눈을 뜨고, 자신은 애가 아니라며 독립을 주장하기 때문.

 

 

이것만으로도 민석의 고민이 깊은데, 이제는 그의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목에서 잘못 자란 뼈가 신경을 눌러 몸이 점차 마비돼 간다. 선천적 장애를 가진 아들을 보살피던 아빠에서, 이제 후천적 장애가 생겨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영화의 제목 ‘나를 죽여줘’의 의미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를 계기로 민석은 현재에게 독립을 권장하고, 독립을 외치던 현재는 아빠 곁에 평생 머물겠다고 다짐한다.

 

둘의 곁에는 다행이도 함께 울고 웃어줄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민석 부자에게 늘 웃음을 주는 민석의 동생 ‘하영’은 알코올 의존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다. 민석의 오랜 연인인 ‘수원’은 남편이 있지만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며 민석을 만난다. 현재를 돕는 활동보조인 ‘기철’은 태아 알코올 증후군 가진 채로 태어나 장애인보호시설에서 살고 있다.

 

이 완벽하지 않은 다섯 사람이 모여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는 모습이 관객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을 연출한 최익환 감독은 “영화를 만들며 많이 생각했던 것은 이 작품이 정의하는 ‘우리’였다”며 “‘나를 죽여줘’의 인물들은 몸의 장애, 마음의 장애, 관계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나를 죽여줘’는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저의 연극 ‘킬 미 나우’를 영화화했다. 원작은 성과 장애, 존엄사 등 쉽지 않은 주제를 솔직하게 풀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2016년 초연됐다.

 

한편, 민석 역의 장현성은 지난 2019년 원작 연극에서 아버지 ‘제이크’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무대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열연을 펼치며 관객에게 인간다운 삶과 존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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