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인천의 지자체금고 쟁탈전 2막에서도 승리를 차지했다. 아성에 도전했던 하나은행은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시금고와 인천의 7개 구금고를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서구 한 곳만 하나은행이 가져갈 수 있었다.
올해는 인천시를 비롯해 인천의 9개 지자체가 시‧구금고를 선정했다.
시‧구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2026년까지 연간 15조 원 규모의 인천시 예산과 6조 원 규모의 8개 기초자치단체 예산을 관리하게 된다.
시금고는 8월 초 선정됐다. 1금고에 신한‧하나‧국민은행이 지원해 신한은행이, 2금고에 농협‧하나‧국민은행이 지원해 농협은행이 선정됐다.
구금고도 신한은행이 거의 독식했다.
올해 구금고를 선정한 기초자치단체 8곳 가운데 5곳은 신한은행 단독 응찰이었다. 미추홀구와 계양구, 연수구, 남동구, 동구다.
경쟁이 있던 곳은 서구, 계양구, 중구 3곳이었고 모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구도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2018년과 같다. 당시에도 서구를 제외하고 시금고와 7개 구금고를 모두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다만 안을 들여다 보면 독식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까지 줄곧 인천시교육청 금고와 강화군‧옹진군 금고는 NH농협은행이, 인천시와 8개 구는 신한은행이 차지해왔다.
이 구도에 균열이 생긴 건 2018년 하나은행이 서구 구금고를 가져가면서부터다.
하나금융그룹은 2014년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데이터혁신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데이터혁신센터엔 1800여 명이 근무한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이 본사의 인천 이전을 추진하면서 인천에서 하나은행의 위상이 달라졌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2018년만 해도 서구 말고는 구금고에 응찰하지 않았는데, 4년만에 서구를 비롯해 계양구와 중구까지 넘보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결과는 아쉽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며 “4년 뒤에는 본사 이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일 것이다. 그땐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