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동양화 거목, 작은 거인 송수련 화백 18일까지 서울 ‘M 갤러리’ 개인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작업실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동양화의 거목, 작은 거인 송수련 화백이 18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M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송 화백이 오랫동안 오롯이 한지(韓紙)에 공을 들여 작업한 ‘내적시선’ 36작품이 순백의 영혼으로 세상에 등장하는 자리다.

 

내면을 드러내는 일은 모든 예술 장르에서 최고의 경지를 지닌 이들만 할 수 있는 봉우리다.

 

게다가 '한지'라니. 그에 더해 뒷면을 덧칠해 앞면으로 배어나올 때까지 공들이고 공들여 시간의 더깨를 더해 미(美)의 극치를 위해 들였다니, 생각만으로도 경외다.

 

작업 과정을 풀어 놓으면 이렇다.

 

한지 앞면이 아닌 뒷면에 색을 칠한다. 단숨에 바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붓질로 서서히 뒷면을 물들여 그 색상이 앞면에 배어 나오게 한다. 무수한 붓질 끝에 작품 한 점이 완성된다. 배채법(背彩法)이라고 한다. 달마의 면벽수행을 넘는 ‘송수련식 수행’이다.

 

그래서인가. 한국 너머 수많은 외국 예술인들이 송 화백의 작품에 열광하는 까닭이다. 유사이래 성(聖)스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안보다 밖에서 먼저 알아 본다고 하지 않는가.

 

고희를 넘은 그의 깊고 왕성한 활동은 ‘나이는 나이일 뿐’이라는 평범한 실천을 몸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위대하고, 예술 세계의 끝은 어디일까, 자못 궁금함을 자아내는 마력(魔力)을 지닌다.

 

내면의 샹그릴라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송 화백은 오랜 세월 지나왔고, 아직 찾아 떠나는 중이 아닐까. 샹그릴라는 있기는 하는 걸까. 작품마다 스며있는 수많은 원(員)문자는 내면과 외계로 보내는 수신호겠다, 어쩌면.

 

송 화백의 작가노트를 들춰보자.

 

‘오래도록 내적시선이라는 이름으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본질을 응시하려는 영혼의 시선이고 사물(事物)의 유한한 세계를 넘어 추상적 본질에 가닿으려는 소망입니다. 그 내적 시선이 가닿는 곳에서 대상은 사물의 감옥에서 자유롭게 풀려나와 비로소 살아있는 그 무엇이 됩니다. 그처럼 살아난 대상이 나를 넘어 다른 우리에게 보편적인 그 무엇을 환기시키는 촉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송 화백은 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전신인 서라벌예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경상대학교, 중앙대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명예교수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