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7℃
  • 흐림강릉 25.3℃
  • 서울 24.3℃
  • 대전 25.9℃
  • 흐림대구 29.5℃
  • 흐림울산 27.8℃
  • 흐림광주 28.1℃
  • 흐림부산 26.6℃
  • 흐림고창 28.0℃
  • 구름많음제주 33.5℃
  • 흐림강화 24.5℃
  • 흐림보은 26.1℃
  • 흐림금산 28.0℃
  • 흐림강진군 29.1℃
  • 흐림경주시 28.4℃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사설] 道 박물관·미술관 수장고 부족 문제 해결하라

도 출토·기증유물 분류·보관 공간 협소, 포기하는 일 없어야

  • 등록 2022.11.10 06:00:00
  • 13면

지난 4일 열린 경기도의회 2022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황대호(민주‧수원3) 부위원장은 경기문화재단 소속 박물관·미술관 수장고 포화율을 지적했다.(본보 7일자 3면) 황 부위원장은 수장고 부족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나온 것이라면서 수장고가 협소해 보관은 물론 분류조차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문화체육관광국은 관련 예산조차 편성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예산 확보와 신규 수장고 신설 등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유물과 미술작품의 수집·보존·전시를 담당하는 시설이다. 일반인들은 전시 기능을 제일 먼저 떠 올리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장 기능이다. 이 기능을 담당하는 수장고는 까다로운 관리 조건을 갖춰야 한다. 보존에 적합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습기를 막을 수 있는 설비를 해야 한다. 물론 담당자 이외의 접근은 철저하게 통제된다.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시절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빙산의 일각’이다”라는 말을 했다. ‘전시가 꽃이라면 수장고는 뿌리‘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중요하다. 수장고가 없으면 원활한 전시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은 이들 기관의 가장 기본적 기능은 작품을 수집해 소장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전시나 교육 등은 그 다음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수장고 부족으로 경기도에서 출토된 문화재가 타 지역 국립박물관으로 귀속되는 사례도 있었다. 2018년 1월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흥도나들목 공사 현장인 덕양구 도내동에서 4만~7만 년 전의 구석기 유물 총 4만7000여 점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언론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구석기 제작소’ ‘구석기 시대의 석기 제작 공장’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하는 엄청난 발견’이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도내동 유적지 구석기를 보관하고 전시할 박물관 수장고가 없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다.

 

지난 1996년 6월에 개관한 경기도 박물관은 명실상부한 도의 대표 박물관이다. 그러나 수장고 부족 상황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5월 수원 경기 상상캠퍼스에서 경기도 공공수장고 건립 관련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수장고 건립의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공공수장고 건립 계획에 속도를 내야 한다” “수장고 건립과 함께 유물·자료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 자료를 관리하고 연구하는 인력 등 시스템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도 역시 토론회에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공공수장고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뒤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국은 관련 예산조차 편성하지 못했다. 황대호 부의원장은 경기문화재단 소속 박물관·미술관 수장고 포화율은 경기도박물관 195%, 경기도미술관 168%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물정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역사박물관 102명, 부산박물관 61명, 인천광역시립박물관 40명인데 경기도립박물관은 12명밖에 되지 않는다. 기초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수원박물관 22명보다 훨씬 적다. 수장고·인력 확보를 위한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