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하남·광명 등 4곳을 제외한 경기도 전역과 인천, 세종이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 고금리와 주택 거래 하락세에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자 정부가 두 달 만에 추가 해제에 나선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3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다. 회의에 앞서 국토교통부는 전일 제4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 대상 지역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심의 결과 서울과 경기도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4곳을 제외한 규제지역 해제가 결정됐다. 구체적으로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경기도 9곳을 해제했다. 수원, 안양, 안산 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동탄 2가 대상이다. 조정 대상 지역에선 고양, 남양주, 김포, 의왕, 안산, 광교지구 등 경기도 22곳과 인천 전 지역(8곳), 세종 등 모두 31곳을 해제했다.
경기도 조정 대상 지역 해제 지역은 수원 팔달‧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동안, 안산,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처인, 고양, 남양주, 화성, 부천, 시흥, 오산, 광주, 의정부, 김포, 동탄 2, 광교지구, 성남(중원)이다.
인천은 중·동·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서구 등 전 지역이 조정 대상 지역에서 해제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체를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이어 이번에 수도권도 대거 해제함에 따라 규제지역은 서울·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하남·광명만 남게 됐다.
이 같은 발표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가격 하락 등에 대해 걱정이 컸던 해제 대상 지역 자치단체는 "다행스럽다"라는 반응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이번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를 발판으로 수원시 부동산 시장 전반에 퍼진 불안심리를 해소해 주택 매매가격,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안산상록구지회 정성기 지회장은 "3기 신도시 장상지구 토지보상비의 투자처가 없었는데 이번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면서도 당장 거래가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탄 신도시가 위치한 화성 반송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른 곳은 놔두고 동탄만 규제가 풀린 것도 아니고, 서울 외엔 대부분이 풀렸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배로 높아진 대출 금리도 큰 부담"이라고 했다.
이번 규제 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과천, 성남, 하남, 광명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길우 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분당지회장은 "재건축 문제가 첨예한 곳까지 규제를 풀면 부동산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 같다"면서 "부동산 거래 자체가 안 되는 상황에서 나온 정부 대책이라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이원재 국토부 제1차관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지역을 선제적으로 해제했다"면서 "실수요자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후속 조치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