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영어마을이 오는 12월 말 운영종료를 앞둔 가운데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이천시 유일의 영어 전문기관이 없어지면 자녀의 영어 교육에 지역 차별이 생긴다며 영어마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천시와 영어마을 측은 이미 결정된 사항은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결의 방안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천영어마을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이천시가 협력해 지난 2008년 개원했다. 다른 영어마을들과 달리 이천 관내 31개 모든 학교의 1개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한 영어마을이다. 이는 수도권 유일의 영어마을로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교육기관이다.
특히 2022년도에는 관내 31개 모든 초등학교 3학년이 원어민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하지만 이천시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이천영어마을 관리 운영 위·수탁 계약이 중도해지돼 오는 12월 말까지만 영어마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위·수탁 계약은 2023년 12월 31일까지이지만 수탁기관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이천영어마을 건물 용도 및 사용에 문제가 발생해 이천시의 ‘계약해지 최종 통보’로 중도해지됐다. 이천시가 이천영어마을에 지원하는 금액은 연간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마을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는 한 시민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만족도도 높아 계속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없어지게 돼서 아쉽다”면서 “시에서 지원하지 않으면서 중단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왜 중단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도 “요즘 시에서 돈을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다”면서 “학생 교육 예산을 없애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영어마을은 안전시설 기준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보완을 요청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면서 “시도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 영어마을 유지에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으며 현재로서는 영어마을을 유지할 방안은 없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오석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