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가 원도심을 외면하고 또 송도에 반려견 놀이터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2019년 송도 달빛축제공원에 설치한 인천 최대 규모 반려견 놀이터 ‘도그 파크’가 있는도 하나 더 만들겠다는 얘기인데, 정작 원도심에는 한 곳도 없어 주민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수구는 오는 15일까지 구 누리집에서 송도국제도시 혜윰공원 반려견 놀이터 설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혜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 설치 유무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구가 이미 반려견 놀이터가 있는 송도에 1곳을 더 설치하려는 이유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해마다 늘기 때문이다.
송도는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5000가구 정도였지만 올해 7000가구가 넘었다. 1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해 1곳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하지만 송도 못지않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원도심 주민들은 ‘또 송도’라는 반응이다.
송도에 이미 반려견 놀이터 1곳을 설치한 뒤 추가 설치 계획까지 나오는 동안 원도심은 계획조차 감감무소식이다.
반려견 놀이터를 방문하기 위해 직접 송도까지 갈 수도 있지만 반려견을 데리고 그곳까지 걸어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대중교통이나 차를 이용한다고 해도 쉽지 않다.
옥련동에 사는 A씨는 “반려견 놀이터가 정말 필요한 건 원도심”이라며 “있는 곳에 또 만드는 것보다 없는 곳부터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구는 원도심에는 마땅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규모가 10만㎡ 이상 넓은 공간에만 반려견 놀이터 설치가 가능하다.
또 소음이나 배변으로 인한 민원도 발생하기 때문에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공원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
땅이 넓은 송도는 이 조건에 충족하는 공원이 있지만 원도심에는 없다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원도심에도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할 계획은 있지만 사실상 조건에 맞는 공원이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미추홀구는 2021년 3월 문학산에 1780㎡ 규모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연수구 원도심에는 물놀이장 등이 있는 봉재산, 작은 공원과 놀이터가 있는 청량산이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