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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한 이태원 유족·생존자들…"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이 위로"

국정조사 특위 공청회…대응인력 부족·사망자 확인 혼선 등 집중 질타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 2차 가해"…책임자 사퇴 촉구도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특위)가 12일 국회에서 유가족·생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공청회에서는 참사 당시 구조 당국 대응과 유가족 지원 등을 두고 정부의 태도가 한참 미흡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생존자들은 참사 당시 현장 대응 인력이 부족한 상황 등을 가감 없이 전했고, 유가족들은 사망자 확인 과정의 혼선 등에 비판을 쏟아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생존자는 "사람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왜 소수의 인원만 출동했는지 의문"이라며 "처음부터 많은 인원이 투입됐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사로 오빠를 잃은 조경선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갔으나 경찰이 제지해 만져보지도 못했다"며 "오빠 행적을 찾고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구급일지를 요청했지만, 비공개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유족들은 참사 이후 정부 대응에도 총체적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선미 씨는 "대통령이 행정안전부 등에 유족을 위한 여러 지시를 한 것으로 아는데 어느 정부 기관도 유족에게 브리핑한 사실이 없다'며 "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왜 유가족 연락처를 공유해 주지 않나"라고 따져 물었다.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요청에도 끝내 공청회에 나오지 않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롯해 여권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생존자 김초롱 씨는 "제게 2차 가해는 장관, 국무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며 "'예전에 비해 우려할 정도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이상민) 장관 첫 브리핑을 보고 무너져 내렸다"고 털어놓았다.

 

참사로 숨진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대통령께 묻는다. (대통령의 반려견인) 새롬이도 보는 당신을, 접견 신청한 저희는 왜 못 보나"라며 "유가족도 국민이고 이 참사의 당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참석자는 특위 활동 기간 여당 위원들의 진상규명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며 개별 의원의 이름을 부르고 항의하기도 했다.

 

유가족 서이현 씨는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정확한 진상규명과 모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미 씨는 이 장관 등을 염두에 둔 듯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를 명령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발언 과정에서 참사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친 듯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참사로 아들을 잃었다는 김호경 씨는 "아들은 키가 엄마보다 커진 뒤 자기가 엄마를 지켜 준다고 했다"며 "지금 그곳에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할 거 같아 '엄마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연신 울먹였고, 이를 듣던 민주당 소속 우상호 특위 위원장도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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