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올해도 전쟁터 된 신학기…초등생 등골브레이커 20만 원 넘는 ‘책가방’

유명 패션 브랜드 신학기 책가방 가격 10~20만 원대...완판 경우 많아
학부모들 “요즘 비싼 책가방 메는 학생들 많아...비싸더라도 사줄 수밖에 없다”

#사례1

올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A씨는 얼마 전 아내에게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들의 책가방을 사려고 알아봤더니 가격이 20만 원대였다는 것이다. A씨는 비싼 책가방을 사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아니었다. 주변 아이들 대부분이 그 정도 되는 책가방을 산다는데 혹시 우리 아이만 다르면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아들의 책가방을 아직 사지 못했다.

 

#사례2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B씨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고는 한다. 고학년은 물론 이제 겨우 1~2학년 된 학생들마저 책가방이 누구나 다 아는 유명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가격을 알아보니 적게는 10만 원 대, 많게는 100만 원에 육박하는 책가방도 있었다. 그는 “학부모들과 이야기해보니 내 아이가 기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더라”라며 “나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런 마음이 들까”한다고 털어놨다.

 

올해도 신학기를 앞두고 초등학생 자녀의 신학기 용품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명 아동 패션 브랜드들은 신학기 책가방 제품군을 나란히 공개했다.

 

해당 브랜드들의 누리집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책가방 가격이 10~20만 원대다. 책가방과 보조가방 등을 묶은 세트 제품 중에는 20만 원이 넘는 것도 많다.

 

어른도 선뜻 사기 어려운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도 책가방을 판매하는데, 100만 원에 육박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불경기에 고가의 책가방이 과연 잘 팔릴까 싶지만 예상외로 완판 되는 경우가 많다.

 

해마다 출산율이 감소하며 1가구 1자녀가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 하나를 사주더라도 더 좋은 것을 사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에이포켓’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조부모∙삼촌∙이모 등 8명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

 

패션 브랜드들은 ‘에이포켓’ 현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책가방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로 인해 국내 책가방 시장은 연간 4000억 원 규모로 커진 상태다.

 

부모들은 불경기에 비싼 책가방은 분명 부담이지만 내 아이가 무시나 비교당하지 않기를 마음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연수구 주민 C씨는 “요즘 아이 친구들의 책가방도 다 브랜드 제품이다”며 “비싸지 않은 책가방을 사줄 수도 있지만 주변을 보면 부담이 되더라도 가격이 있는 책가방을 사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자녀를 키우는 주민 D씨는 “아이가 1~2학년 때는 비싸더라도 좋은 책가방을 사주고 싶어 무리한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신체 변화가 찾아온 고학년이 되자 책가방을 바꿔야 했다. 지금은 그때를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