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 등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개월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0%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가 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1월(4.2%) 이후 3개월 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대를 기록하다 7월엔 4.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5개월간 4%대를 이어갔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 상승률인 '물가 인식'은 전달(5.0%) 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2%로 집계됐다. 물가 인식은 8개월간 5%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4%대로 오른 것은 1월 전기요금이 오른 데 이어 상반기 중 도시가스비, 교통 요금이 오를 것이란 소식에 고물가가 오래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87.7%), 석유류제품(29.2%), 농·축·수산물(27.6%) 순이었다. 전월보다는 공공요금(+11.8%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지만, 석유류제품(-4.3%포인트), 집세(-3.4%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소비자물가 전망을 함께 살펴보면 소비자들은 당분간 물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보는 것인데, 공공요금이 워낙 많이 오르고 교통 요금과 난방비도 크게 올랐던 탓에 소비자들의 심리적 요인과 부담이 응답 결과에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90.2로 1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1년 뒤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한 71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 부양정책,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 등으로 집값 전망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