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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원자재·공공요금 인상 '이중고'…'인정' 문화 사라지나

상인들 가격인상이 불가피, '덤' 꿈도 못꿔…가격 경쟁력 저하 '시름'
지역 상인회, 자구책 마련 분주

 

수원 못골시장에서 30년 째 두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해 한 가마(80kg)에 20만 원 하던 대두 가격이 올들어 40만 원까지 치솟았기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A씨는 한 모에 4000원 했던 두부 가격을 10% 올려 4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용인 중앙시장에서 떡 가게를 하는 B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해만해도 120만 원 정도였던 전기요금이 올들어 200만 원 가량 나오고, 수도요금은 무려 2배 이상 오른 16만 원 정도가 부과되고 있다.

가래떡과 꿀떡 등 다양한 종류의 전통 떡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가게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B씨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손님들이 가격표를 보고 발길을 돌리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며 "전통시장의 인심을 상징하는 '덤'과 인정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원자재 가격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달 공공요금은 지난 해 동월 대비 28.4% 올랐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8% 상승했다.

불가피한 가격인상과 팍팍한 안팎의 상황으로 저렴한 가격과 후한 인심을 자랑했던 전통시장의 이미지가 퇴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박봉녕 수원 못골시장 상인회 부회장은 "전통시장을 찾게 만드는 가장 큰 강점은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에서 나오는 '덤' 문화"라면 "하지만 계속되는 물가상승으로 상인들의 여유가 사라지면서 전통시장의 경쟁력도 함께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역 상인회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용인 중앙시장상인회는 초보 상인들이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험이 많은 상인들 주도로 장사 비결을 전수하는 '멘토링 교육'을 하고 있다.

 

안양 관양시장도 청년 상인 유입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장사를 시작하려는 상인들이 업종 제한없이 점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평택시소상공인연합회는 지역 15개 단체와 연대를 통해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올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업비 33억 4100만 원을 투입해 창업 비용을 지원하고, 전통시장 현대화 및 전문 인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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