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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천교통공사 관리 ‘인천종합터미널’서 성희롱·갑질 의혹 불거져

[‘공정·정의·상식’ 없는 인천교통공사 인천터미널, 그곳에서 무슨 일이…①]
각종 성희롱·갑질 수년 째 감내 전·현직 직원들 “눈·귀·입 다 닫고 살았다”
지난해에만 10명 가까이 퇴사

 

3년 계약, 하지만 매년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눈이 있어도 감아야 했고, 귀가 있어도 못 들은 척해야 했고, 입이 있어도 다물어야 했던 전·현직 직원들은 한낱 기계 부속품과 같았다고 입을 모은다. 성희롱·갑질에 버티지 못한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남아있는 직원들은 생계를 이유로 수치심과 부당함을 감내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3년마다 뽑는 도급업체 대표는 공사 퇴직자의 자리다. 공사에서 파견한 관리인(파트장)과 선후배 사이인 셈이다. 10년 가까이 전·현직 공사 직원이 인천터미널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이른바 ‘카르텔’이 형성된 꼴이다. 경기신문은 ‘공정·정의·상식’을 찾아볼 수 없는 인천교통공사 인천터미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비정상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 차례에 걸쳐 집중 파헤쳐 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인천교통공사 관리 ‘인천종합터미널’서 성희롱·갑질 의혹 불거져

② 인천교통공사 관리 인천종합터미널, 시민 혈세로 막무가내 운영

③ 인천터미널 업무도급, 9년째 인천교통공사 출신에게…전·현직 ‘철피아’ 유착

 

“인천터미널 대합실 2층에서 목 매달고 죽어야 달라질까 극단적 생각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퇴사한 A씨는 주차업무 담당으로 입사해 5년이 넘도록 인천터미널에서 일했다. 인천교통공사를 퇴직한 ‘최 대표’가 지난 2020년 1월 인천터미널로 오면서 상황이 변했다.

 

최 대표는 인천터미널의 업무도급을 맡은 새로운 수탁자였다.

 

A씨는 “최 대표가 직원들을 교육하겠다며 모은 날 사건이 있었다. 미혼·기혼 여성 직원 10여명이 있는 자리에서 ‘다들 애인 있죠?’, ‘나만 애인이 없어’ 등의 발언을 했다”며 “가정이 있는데 그런 말을 듣는 게 너무 수치스러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다음날 회사에 항의 차 찾아갔지만 최 대표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다른 전·현직 직원 다수 역시 해당 발언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은 그날의 성희롱 발언이 특히 A씨를 꼬집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 후 교육은 사라지고, 대신 교육은 직원들의 ‘서명’ 하나로 대체됐다.

 

최 대표에게 밉보였던 탓이었을까.

 

A씨는 주차가 아닌 매표업무로 인사·이동됐다. 연간 300만 명이 넘는 고객을 상대로 노선 수백 곳에 대한 발권 업무를 해야 한다. 입사 후 줄곧 주차업무만 했던 A씨가 발권에 서툴 수밖에 없었고, 몇 차례 실수가 발생하자 회사는 A씨를 무인발권기 앞에 서 있도록 했다.

 

그동안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사실상 망신주기였다.

 

인천터미널에 있는 다른 운수회사 직원들이 ‘왜 여기에 서 있느냐’는 물음에 A씨는 수치스러워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알아서 관두라고 그런 업무를 시킨 것 같다. 결국 다시 주차업무로 옮겼지만 예전과 달리 승강장에서 안내업무를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더위를 먹고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며 “부측을 받아 휴게실로 이동했지만 공사의 관리자도, 최 대표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일이 커지지 않길 바라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 정말 죽겠다 싶어 며칠 후 회사를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A씨 말고도 무더위에 쓰러진 사례가 있다.

 

직원 B씨도 지난해 여름 폭염주의보가 내렸을 때 주차 안내 중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갔다. B씨는 15년간 전화안내 업무를 맡아 왔다. 하지만 민원이 발생했고, 회사의 석연치 않은 징계에 반발하자 주차 업무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사 관리자에게 고충을 털어놨지만 바뀐 건 없었다.

 

지난해 퇴사한 직원 C씨도 갑질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한다.

 

C씨 역시 주차업무로 입사 후 5년 이상 인천터미널에서 일했다. 최 대표가 온 다음 1년쯤 지났을 때 그를 갑자기 매표업무로 보냈다.

 

과거 입사 초기 공사 관리자가 자신의 어깨를 만지며 ‘살이 없다’고 했을 때도 자신을 면접 봤던 사람이고 함께 일할 사이라는 생각에 꾹 참고 지냈던 그였다.

 

하지만 공사 관리자에게 총애를 받던 동료 직원과 사이가 틀어진 후 최 대표가 직접 불러 면담을 하는 등 불편한 상황이 이어졌다는게 C씨의 설명이다. 자신처럼 주차에서 매표업무로 바뀐 직원의 최후를 알고 있었고 퇴사를 결심했다.

 

C씨는 “5년 여 동안 공사 관리자가 두 번 정도 다른 곳으로 갔다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내에 다시 인천터미널로 돌아왔다”며 “터미널에서 근무하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였다. 그 사람이 존재하는 한 이곳은 바뀔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버티고 있는 다수의 직원들도 입을 모았다.

 

수년 또는 십년 이상 근무했지만 최 대표가 온 뒤 주차에서 매표로, 매표에서 주차로 업무가 바뀌었다. 최 대표와 공사 관리자는 툭하면 ‘자른다’라는 소리를 반복했다는 설명이다.

 

D씨는 “공사 관리자가 최 대표와 친하다는 소리를 많이 했다. 둘 다 툭하면 자른다는 소리를 반복한다”며 “공사에서 사람을 줄이라고 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업무가 바뀐 사람들이 몇 달 후 그만두면 곧바로 새로운 직원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E씨도 “최 대표가 온 뒤 자른다는 얘기가 자주 나왔다”며 “공사 관리자는 A씨가 힘든 일로 가면 그만둘 거라는 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F씨는 “CCTV에서 안 보이면 바로 질책이 들어온다. 감시당하는 느낌으로 일하는데 이제 일을 그만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운수사 기사님이 주신 커피를 마셨다는 이유로 대표가 나를 불러 ‘소문이 좋지 않다’, ‘애인이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등의 발언을 했다. 공사 관리자가 사실상 인사권을 쥐고 있지만 그쪽에 토로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직원들이 애인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있어 단속 차원에서 교육 때 ‘다들 애인 있죠?’라는 말을 한 것이다. ‘나만 애인 없어’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주차와 매표업무 둘 다 직원들이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순환보직을 도입한 것이다. 또 절대 직원들에게 ‘나가라’라고 말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공사 관리자도 “어깨를 만진 게 아니라 여직원이 입고 있던 블라우스 어깨 부분이 올라와 있어 바로 고쳐주기 위해 손으로 건드렸던 것”이라며 “직원들의 인사에도 개입한 적 없다. 주차업무 직원이 쓰러진 후에는 그늘막 설치 등 안전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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